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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Aug 17. 2024

휘트먼의 인간주의

미국 르네상스를 이끈




"월트 휘트먼. 한 명의 외계인, 진정한 맨해튼의 자식,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좋아하고,


 기름지고, 육감적이고, 잘 먹고, 잘 마시고, 


씨를 잘 뿌리는 사람, 울보가 아니고 


남자들이나 여자들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에게서 초연하게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무례한 사람 이상으로 겸손하지도 않다"


풀잎 시집  ‘나 자신의 노래’ 중에서



작가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내가 좋아하는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시인이라고 했던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의 시집 ‘풀잎’을 읽으면 네루다의 시가 살짝 오버랩된다. 두 시인 모두 자유와 평등을 외치고 인간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노래했다. 


이번 인문학 향기 독서 모임에서 월트 휘트먼의 시집 ‘풀잎’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메이퀸 작가님이 미니 강연을 했다. 휘트먼의 시는 산문에서 구사되는 언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는 걸 보면서 시 형식의 자유로움과 시 언어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면서 풀잎과 같은 미물을 통해 인간의 중요성을 노래한 시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독립한 1776년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신생 국가의 활기 넘치고 있던 시기인, 1819년 5월 31일에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눈앞에 펼쳐진 광대한 바다를 보고 자라며 쾌활한 기질과 사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이었다.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열세 살 때 인쇄소에서 식자 작업 일을 하게 되는데 이게 훗날 시집 ‘풀잎’을 직접 출판하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발표 당시 너무 파격적이라 무시당하고 매도당한 걸로 보아 다른 출판사로 보냈으면 거절당했을 거란 이야기도 있다. 




오래전 연두색 겉표지의 ‘풀잎’ 시집을 읽으며 파격적인 시 형식과 언어의 유희에  놀랐다. 그러면서 그 자유로움이 부러웠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그때와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요즘 고전을 다시 읽을 기회가 생기면서 새로운 재미에 빠졌다. 같은 책이라도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읽으니 감흥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부분만 보이던 게  전체가 보이기도 하고, 예전에 뭐지? 했던 게 이런 의미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풀잎’을 읽으며 느낀 점은 여러 가지였다. 종횡무진으로 다양하고 거침없는 언어로 한계가 없는 무수한 별빛을 향해 가는 느낌이랄까. 시라고 하면 다듬고 다듬어서 함축해서 표현하는 게 보통인데 그의 시는 그냥 산문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표현하며 단어라는 단어는 총동원해서 쓰고 있다. 그에게 우주 삼라만상에 있는 모든 게 시의 재료다. 사람, 사물, 시간, 장소 날짜 역사 지리 마음 등등. 그에게 거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바람이 부는 거친 황야를 걸으면서 거대한 바위가 여기저기 툭 튀어나왔다가, 고운 흙길이 펼쳐지다가, 폭포가 쏟아지는 급류의 계곡을 만났다가, 밤이 되면 아무 데나 벌러덩 누워 별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내 음성은 내 눈이 따라잡지 못하는 것을 좇는다.


내 혀의 놀림으로 나는 세상과 세상의 질량을 포옹한다.


말(言)은 내 환상의 짝...... 그 자체를 측량하는 것은 공평치 않다.


 


그것은 영원히 나를 자극하고


그것은 비웃듯 말한다. 월트, 자네 충분히 이해하나..... 


그러면 왜 그걸 놓아두지 않는가?"

풀잎 ’나 자신의 노래‘중에서






그가 자기 자신을 노래한 것은 결국 모든 사람을 노래하는 것이다. 휘트먼은 1861년 시작된 남북전쟁 때 부상을 당한 동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그 후 간호인으로 부상병들을 간호하며 고통을 나누고 전장의 현장을 마주하면서 그의 정신을 심화하게 되었고 뛰어난 시를 탄생시키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는 계속해서 남녀노소, 인종, 직업, 그 모든 것을 초월해서 인류의 존엄과 평등사상을 깨우쳐 갔고 시에서 형식을 초월했다. 


"당신은 눈부신 빛과 당신 삶의 모든 순간으로 당신 자신의 옷을 입어야 한다".

직업을 위한 노래



그에게는 그 어떤 직업의 귀천이 없다. 모두가 고귀한 사람들이다. 휘트먼의 ’ 풀잎‘은 40년간 수정 보완하면서 여러 번 출간했고 임종 시까지 그렇게 했다고 한다. 그의 시 방향은 신생 미국의 방향과 같았다. 개인 존중, 자유에의 의지, 평등. 그의 시가 외설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육체의 아름다움, 인간의 성적 욕구 등도 많이 다루고 있어서다. 그는 인간이 지닌 그 어떠한 부분도 있는 그대로 보았고, 미화하거나 폄하하지 않고 노래한 것뿐이었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시인은 끊임없이 스스로 자신을 단련시켰다. 단테,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읽고 또 읽으며 언어에 대한 감수성을 단련했다. 에머슨, 루이자 올컷,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과 교류했으며 링컨 대통령도 시인을 좋아했고, 대통령이 흉탄에 쓰러졌을 때 시인은 너무 안타까워하며 ’ 오! 선장 나의 선장‘이라는 시를 지었다. 



"한 아이가 두 손 가득 풀잎을 들고 와서 내게 물었다. 


“풀잎이 뭐예요?"


내가 그 아이에게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나도 그 아이처럼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을.


나는 그것이 내 기분의 깃발. 희망찬 초록 뭉치들로 직조된 깃발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풀잎 시집 ‘나 자신의 노래’ 중에서



흔하디 흔한 풀잎을 모든 사람으로 보고, 사람에게서 있는 그대로 희망을 발견하고 예찬했다. 시인의 사상은 인간주의다. 희망을 갖고 태어난 미국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했다. 고통과 고독의 눈물을 흘리며 그 눈물 저편에 광대한 신세계를 전망한 시인이었다. 그는 미국인이면서 지구인이고 우주인이었다. 지구가 담기에는 너무 큰...


“모든 것이 진행이다. 


우주는 정해진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진행한다.”

풀잎 시집 ‘나는 전기 띤 몸을 노래한다’ 중에서


#월트휘트먼 #링컨대통령 #풀잎 #서문

#나자신을위한노래 #직업을위한노래

#잠자는사람들 #나는전기띤몸을노래한다 #얼굴들








작가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내가 좋아하는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시인이라고 했던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의 시집 ‘풀잎’을 읽으면 네루다의 시가 살짝 오버랩된다. 두 시인 모두 자유와 평등을 외치고 인간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노래했다. 




이번 인문학 향기 독서 모임에서 월트 휘트먼의 시집 ‘풀잎’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메이퀸 작가님이 미니 강연을 했다. 휘트먼의 시는 산문에서 구사되는 언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는 걸 보면서 시 형식의 자유로움과 시 언어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면서 풀잎과 같은 미물을 통해 인간의 중요성을 노래한 시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독립한 1776년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신생 국가의 활기 넘치고 있던 시기인, 1819년 5월 31일에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눈앞에 펼쳐진 광대한 바다를 보고 자라며 쾌활한 기질과 사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이었다.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열세 살 때 인쇄소에서 식자 작업 일을 하게 되는데 이게 훗날 시집 ‘풀잎’을 직접 출판하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발표 당시 너무 파격적이라 무시당하고 매도 당한 걸로 보아 다른 출판사로 보냈으면 거절당했을 거란 이야기도 있다. 










오래전 연두색 겉표지의 ‘풀잎’ 시집을 읽으며 파격적인 시 형식과 언어의 유희에  놀랐다. 그러면서 그 자유로움이 부러웠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그때와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요즘 고전을 다시 읽을 기회가 생기면서 새로운 재미에 빠졌다. 같은 책이라도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읽으니 감흥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부분만 보이던 게  전체가 보이기도 하고, 예전에 뭐지? 했던 게 이런 의미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풀잎’을 읽으며 느낀 점은 여러 가지였다. 종횡무진으로 다양하고 거침없는 언어로 한계가 없는 무수한 별빛을 향해 가는 느낌이랄까. 시라고 하면 다듬고 다듬어서 함축해서 표현하는 게 보통인데 그의 시는 그냥 산문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표현하며 단어라는 단어는 총동원해서 쓰고 있다. 그에게 우주 삼라만상에 있는 모든 게 시의 재료다. 사람, 사물, 시간, 장소 날짜 역사 지리 마음 등등. 그에게 거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바람이 부는 거친 황야를 걸으면서 거대한 바위가 여기저기 툭 튀어나왔다가, 고운 흙길이 펼쳐지다가, 폭포가 쏟아지는 급류의 계곡을 만났다가, 밤이 되면 아무 데나 벌러덩 누워 별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내 음성은 내 눈이 따라잡지 못하는 것을 좇는다.


내 혀의 놀림으로 나는 세상과 세상의 질량을 포옹한다.


말(言)은 내 환상의 짝...... 그 자체를 측량하는 것은 공평치 않다.


 


그것은 영원히 나를 자극하고


그것은 비웃듯 말한다. 월트, 자네 충분히 이해하나..... 


그러면 왜 그걸 놓아두지 않는가?




풀잎 ’나 자신의 노래‘중에서






그가 자기 자신을 노래한 것은 결국 모든 사람을 노래하는 것이다. 휘트먼은 1861년 시작된 남북전쟁 때 부상을 당한 동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그 후 간호인으로 부상병들을 간호하며 고통을 나누고 전장의 현장을 마주하면서 그의 정신을 심화하게 되었고 뛰어난 시를 탄생시키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는 계속해서 남녀노소, 인종, 직업, 그 모든 것을 초월해서 인류의 존엄과 평등사상을 깨우쳐 갔고 시에서 형식을 초월했다. 








당신은 눈부신 빛과 당신 삶의 모든 순간으로 당신 자신의 옷을 입어야 한다.




직업을 위한 노래






그에게는 그 어떤 직업의 귀천이 없다. 모두가 고귀한 사람들이다. 휘트먼의 ’풀잎‘은 40년간 수정 보완하면서 여러 번 출간했고 임종 시까지 그렇게 했다고 한다. 그의 시 방향은 신생 미국의 방향과 같았다. 개인 존중, 자유에의 의지, 평등. 그의 시가 외설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육체의 아름다움, 인간의 성적 욕구 등도 많이 다루고 있어서다. 그는 인간이 지닌 그 어떠한 부분도 있는 그대로 보았고, 미화하거나 폄하하지 않고 노래한 것뿐이었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시인은 끊임없이 스스로 자신을 단련시켰다. 단테,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읽고 또 읽으며 언어에 대한 감수성을 단련했다. 에머슨, 루이자 올컷,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과 교류했으며 링컨 대통령도 시인을 좋아했고, 대통령이 흉탄에 쓰러졌을 때 시인은 너무 안타까워하며 ’오! 선장 나의 선장‘이라는 시를 지었다. 











‘한 아이가 두 손 가득 풀잎을 들고 와서 내게 물었다. 


“풀잎이 뭐예요?"


내가 그 아이에게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나도 그 아이처럼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을.


나는 그것이 내 기분의 깃발. 희망찬 초록 뭉치들로 직조된 깃발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풀잎 시집 ‘나 자신의 노래’ 중에서






 흔하디흔한 풀잎을 모든 사람으로 보고, 사람에게서 있는 그대로 희망을 발견하고 예찬했다. 시인의 사상은 인간주의다. 희망을 갖고 태어난 미국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했다. 고통과 고독의 눈물을 흘리며 그 눈물 저편에 광대한 신세계를 전망한 시인이었다. 그는 미국인이면서 지구인이고 우주인이었다. 지구가 담기에는 너무 큰...








“모든 것이 진행이다. 


우주는 정해진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진행한다.”




풀잎 시집 ‘나는 전기 띤 몸을 노래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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