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자리에서도 우리는 피어납니다
삶은 자주 묻습니다. 왜 하필 여기인가? 왜 이런 시간인가? 우리는 더 좋은 자리, 더 따뜻한 계절을 기다리지만 대개는 지금 이 자리에서 머뭅니다.
지금 자리가 꽃자리
삶의 굽이굽이마다
당신의 손길이 스며 있다
흔들리는 내 어깨 위로
“여기가 꽃자리니라”
고요한 음성이 내려앉는다
한파가 몰아쳐도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도
심겨진 그 자리에서
난 흔들리며 피어난다
우린 흔들리며 피어난다
꽃은 완벽한 날씨에서만 피지 않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추위가 내려와도 제자리에서 뿌리를 붙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도 이미 꽃자리일지 모릅니다.
사별 이후의 시간은 얼어붙은 계절 같지만 그 자리에서도 보이지 않게 마음은 자라고 있습니다. 넘어지지 않으려 애쓴 시간, 울음을 삼킨 밤, 조용히 버틴 하루 그 모든 시간이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화려하게 피지 않아도 됩니다.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것이니까요.
혹시 오늘 내 자리가 초라해 보인다면 잠시 멈춰 서서 조용히 마음에 물어보세요. "여기가 꽃자리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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