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우나와 다른 함맘의 전통과 감동
여러분, 한국에서의 사우나가 어떤 존재였는지 아시나요? 제게는 그야말로 일상이었어요. 매달 월권을 끊어 마치 직장에 출근하듯 거의 매일 아침 사우나를 찾았죠. 그런 제게 튀니지로의 여행은 마치 가장 소중한 취미와 이별하는 여정 같았어요. 하지만 딸의 장래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믿음으로,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기꺼이 내려놓았답니다.
"집사님, 혹시 그곳에 한국과 같은 목욕탕 문화나 시설이 있나요?" 제가 물었죠.
그의 대답은 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어요. "네! 당연히 있어요. 여기서는 함맘(Hammam)이라고 불러요. 함맘은 튀니지뿐만 아니라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목욕 문화예요."
어머나, 세상에! 튀니지에도 한국처럼 목욕탕 문화가 있다니! 그리고 전문 마사지사가 그곳에 상주해 있다고요? 행복하고 들뜬 기분으로 튀니지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어요.
드디어 튀니지에 도착해서 이삿짐을 정리하고 기본적인 의식주를 위한 여러 장소를 익힌 후, 어느 날 지인과 함께 함맘을 방문했어요. 정말 기쁘고 행복했던 건 함맘이 제가 사는 아파트 동네 안에 있다는 거였어요. 제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한국에서처럼 집에서 이처럼 가까운 곳에 목욕탕이 있다니, 사우나가 있다니! 어머나, 세상에나! 이리 좋을 수가!
함맘 입구에 들어서니 카운터에 예쁘장한 여자분이 우리를 빤히 쳐다봤어요. 안으로 들어가니 미용실 같아 보였죠. 여기저기에 여자들이 앉아서 잡지를 보거나 손톱, 발톱 손질을 받고 있었고, 한편에서는 이제 막 목욕을 끝낸 듯한 여성들이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기고 드라이어를 받거나 머리 손질을 받고 있었어요.
"아니, 이게 뭐람. 함맘이 미용실이랑 같이 있네?"라고 제가 말하자 지인이 웃으면서 대답했어요. "네, 여기서는 목욕하고 바로 머리도 할 수 있어요. 편리하죠?"
함맘은 한국의 사우나와 닮았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세계였어요. 기본적으로 몸을 씻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지만, 더 의식적이고 전통적인 측면이 강했죠. 보통 세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첫 번째는 탈의실이자 휴식 공간, 두 번째는 따뜻한 물로 씻는 곳, 세 번째는 뜨거운 증기가 가득한 방이었어요.
한국 목욕탕처럼 열쇠 달린 사물함에 개인 소지품을 넣어두었어요. 안에서 우리를 맞이했던 여자분이 커다란 수건 한 개와 작은 수건 두 개를 주었죠.
"이건 뭐예요?" 제가 물었어요.
"큰 수건은 몸을 감싸는 용도고, 작은 수건은 씻을 때 쓰는 거예요." 지인이 설명해주었죠.
이곳에서는 속옷을 다 벗지 않아요. 기본적인 옷을 입고 함맘 안으로 들어가죠. 샤워실 같은 곳에서 간단하게 샤워하고 수증기가 나오는 곳에 속옷을 입은 채로, 커다란 수건을 몸에 걸치고 수증기로 가득한 곳에 들어갔어요.
"어머, 이게 뭐야? 탕도 없고..." 제가 놀라서 말했죠.
"네, 여기서는 본인이 직접 때를 밀지 않아요. 전문가가 해주죠." 지인이 대답했어요.
한국 목욕문화처럼 함맘에도 '텔라크(tellak)' 또는 '케사라(kessala)'라고 불리는 전문 마사지사가 있었어요. 이분들은 특별한 비누와 케싸(kessa)라는 거친 장갑을 사용해서 몸의 각질을 제거해주고 마사지를 해주었어요.
처음에는 대리석도 차갑고, 낯선 풍경에 어리둥절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어요. 알아듣지 못하는 튀니지 말로 뭐라뭐라 하면서 손짓으로 설명하더라고요.
"마담, 이렇게 누워요." 마사지사가 손짓으로 설명했어요.
시키는 대로 차가운 대리석에 누우니, 튀니지 사람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올리브 비누로 대충 몸을 한 번 쓱쓱 발라준 후에 한국의 목욕 때 타올 같은 타올로 엄청 세게 세신을 시작했어요.
아야! 너무 세게 문질러요!" 제가 소리쳤어요.
"괜찮아요, 이렇게 해야 피부가 깨끗해져요." 마사지사가 웃으면서 말했죠.
정말 아플 정도로 강하게 대충 문질르면서 때를 벗기더라구요.
그렇게 얼떨떨하게 처음으로 함맘을 경험하게 되었어요. 아니, 이게 뭐람. 이렇게 대충하는데, 20디나야? 20디나면 튀니지에서는 적은 돈이 아니에요. 10디나를 1만원으로 간주하면 거의 2만원인 셈이죠. 탕도 없고, 수증기실도 그냥 수증기만 뽀얗게 나오고, 목욕 세신도 등, 배, 왼쪽, 오른쪽 한 번씩, 샤워실에 들어가서 머리 감고 샤워하고 나오면 끝! 이런 곳이 함맘이구나. 우리나라 목욕문화와 너무나 다른 함맘 문화에 적잖이 놀라고 실망했어요.
나중에 지인이 귀띔을 해줬어요. "5디나, 아니면 10디나 정도 몰래 개인적으로 세신하는 여자에게 팁을 주세요. 그러면 한국 목욕의 세신처럼 정성을 다해서 때를 밀어줄 거예요."
그 말을 듣고 그 다음 주에 혼자 가게 되었을 때, 정말로 5디나의 팁을 선불로 주니 세신하는 여자분이 지난번과는 다르게 조금 더 정성을 다해서 때를 밀어주더라고요.
"마담, 오늘은 특별히 마사지도 해드릴게요." 마사지사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차츰 함맘 문화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한 후 저는 점차 제가 원하는 대로 함맘 생활을 즐겼어요. 한국산 물건들 - 화장품, 얼굴 팩, 작은 액세서리 등을 '뇌물'로? 주면서 한국과 같은 세신문화를 행복하게 즐기면서 살았죠. 목욕 한 후에 밖으로 나오면 바로 미용실과 연결되어 있기에, 커트와 헤어드라이어까지 한 장소에서 다 끝낼 수 있었어요.
1주일에 2번, 적어도 한 번은 함맘을 갔기에 저나 제 지인이 도착하면 카운터의 여인도 저희를 활짝 웃으면서 반갑게 맞이해줬어요.
"어서 오세요, 마담! 오늘은 특별 서비스 해드릴게요." 카운터 직원이 반갑게 인사했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얼굴을 다 알 정도로 우리는 그곳의 귀한 단골 손님이 되었어요.
지금 파리에 살고 있는데, 여기에는 함맘 같은 곳이 없어요. 그래서 파리에 살면서 정말 그리운 곳이 튀니지의 함맘 문화예요. 튀니지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함맘 문화를 꼭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어요.
함맘! 아, 파리에서 가장 그립고 아쉬운 함맘 문화여! 이곳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경험해보세요. 처음에는 낯설고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 거예요. 함맘에서의 시간은 단순한 목욕이 아니라 문화적 체험이자 휴식의 시간이 될 거예요. 그리고 누군가 "함맘 가봤어요?"라고 물으면, 여러분은 자신 있게 "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라고 대답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