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몰랐던 유럽 입출국의 놀라운 경험
파리에서 북아프리카로 향하는 여정, ITA AIRWAYS를 타고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경유하게 되었다. 10년 전 로마 바티칸 여행 이후 처음 방문하는 이탈리아 공항이었다. 이번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유럽 국가 간 여행에서 돌아올 때의 색다른 경험, 어느 유튜브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사실을 공유하고 싶어서입니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의 일반적인 수속을 마치고 로마에 도착했다. 몇 십 년 만에 방문한 로마 공항은 화려함이 샤를드골 이상이었다. 수많은 인파, 다양하고 정신없이 이어진 면세점들, 현란하게 꾸며진 간판들과 안내판들. 파리 공항과는 어딘가 다른 분위기였다. 더 친근하고 포근한, 정감이 넘치는 그런 분위기. 활력과 화려함이 넘실대는 이탈리아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북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혹시나 유럽 세관이 아프리카 세관보다 더 엄격하고 까다로울까 걱정했다. 화장품이나 세안제는 모두 버리고, 수화물도 23kg 이하로 맞추며 철저히 준비했다. 그러나 로마 공항에 도착했을 때 특별한 검사 없이 여권과 티켓 체크만으로 통과했다. 6시간의 대기 시간 동안 공항을 샅샅이 구경하며,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셨다. 홀에 놓인 피아노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선율을 들으며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로마에서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했을 때 가장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보통 여권 검사를 위해 줄을 서고, 다소 매서운 검사관의 시선을 받으며 도장을 찍은 후에야 짐을 찾으러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어느 곳에서도 여권 검사하는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어떤 문을 통과하니 바로 짐 찾는 곳이었고, ITA AIRWAYS에서 온 짐을 찾는 곳이 코앞에 있었다.
"어머나? 이게 뭐야? 여기는 짐 검사나, 여권 검사도 안 해? 여기는 바로 통과야?"
너무 어리둥절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인천에서 파리에 들어올 때는 자동 여권 검사를 하고, 다시 한번 공항 직원의 여권 검사 후에 최종 통과를 한다. 그런데 유럽에서 온 사람들은 여권 검사도 없이 바로 통과했다. 유럽 국가 간, 특히 EU와 솅겐조약 국가 간 항공 이동에서는 별도의 여권 검사나 세관 절차 없이 바로 통과할 수 있다는 시스템을 몰랐기에 당황스러웠고, 동시에 아쉬움이 밀려왔다. 북아프리카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식품들과 세안제, 화장품들을 더 가져올 수 있었는데...
"왜 나는 몰랐지? 이렇게 유럽 간 비행기 입출국이 간단한지를 왜 전혀 몰랐을까?"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유럽 간 이동 비행기를 처음 이용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유럽 간 이동은 아주 간단한 절차만 있을 뿐 아니라, 본인의 나라로 입국 시에는 여권 심사 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다. 여행 중에 챙겨올 물건이 있다면, 신고할 물건이 아니라면 여유 있게 챙겨올 수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다.
인생은 한 편의 여행과 같다고 했다. 여행 같은 인생을 행복하고 의미 있게, 그리고 소중하고 즐겁게 만들어가 가시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