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 이야기

by 요나와물고기

나는 지금 기간제 교사 계약을 마치고 순회강사로 일하는 중이다.
순회강사를 하면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을 만나야 하는데, 그중에는 저학년도 있다.


2 학년은 내게 특별한 학년이다. 사립에서 일할 때 만났던 동학년 부장님과 함께 맡은 학년이라서 그렇다.
누구보다 쉽게 학생들을 가르치려 노력하셨고
누구보다 낮은 위치에서 학생들을 섬기는 분이셨다. 어린이를 섬긴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시인이었던 월리엄 워스워드가 자신의 시 '무지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으니 그리 이상한 표현은 아니라고 본다.


부장님이셨던 은사님은 주변의 만류에도
그런 삶을 사시다가, 몇해 전, 암으로 돌아가셨다.
은사님의 죽음은 내게 충격이었다.

처음에는 교사의 헌신에 대한 대가가 이것인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길이 은사님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이내 충격은 사그러들었다.

그리고 문득 교사 생활을 하며 깨닫는 것은, 선생님의 죽음이 나에게 바른 교사로 살아가도록 이끌고 있다는 것이었다.

돌아가시고 얼마되지 않아 학교에 차려진 빈소에 갔을 때, 난 울지 않았다. 그분과 함께한 시간은 1년이 조금 넘었을 것이다.

가족이나 다른 동료들만큼의 정도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빈소에 놓인 선생님의 환한 미소와 흘러나오는 음악이-

지금까지도 수업을 하러 교실로 향하는 나의 걸음 옆에 함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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