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마음속 가벼운 발걸음

by 최지안

언제부터였을까.

무겁게 흘러내린 마음이 그림자가 되어 버린 순간이


놀이터에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다닌다.


나는 몸이 둔해지고 무거운 진 게 아니라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저렇게 가볍게 뛰지 못한다

무엇을 채워 넣은 걸까


걱정, 근심, 욕심, 두려움..


나의 발걸음이 무거워진 건

마음의 그림자가 항상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든든하게 마음을 채운게 아니라

무겁게 마음을 채웠으리라


좋은 영양분을 공급한 것이 아니라

쓰레기만 갖다 부어버렸던 건 아닐까.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든든히 마음먹고

든든히 밥 먹고

가볍게 뛰어놀던 시절이.


왜 그 시절이 까마득할까.

내가 너무 나이를 먹은 건 아닐까.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양이 될 필요가 있었을까.

누가 나에게 짐을 짊어 준 것일까.

내가 스스로 짐을 진 것일까.


어깨도 가슴도 짓눌러버린 알 수 없는 답답함에

속은 울렁인다.


불행이 목구멍에서 넘실댄다

삼킬 수도 뱉어낼 수도 없는 울렁거림


뱉어내도 뱉어지지 않고

토해내도 나오지 않는 답답함


콧노래가 아닌

신음이


설렘이 아닌

불안함이 공존하는 무거운 발걸음


다시 든든히 마음먹어 본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금까지 잘해 왔다고


든든해진 발걸음으로

가볍게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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