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

by 최지안

누군가는 반복된다는 말하는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시간을 붙잡고 그 의미를 물어봐도

시간은 대답해 주지 않는다


모래시계에서 모래가 빠져나가듯

시간도 생명도 줄어드는 이 순간들이

바라보기에는 고통스럽고

흘려보내기는 아깝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

그래도 무언가는 해야 할 것 같은 의지력

그 사이에서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은 하고 또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해야 한다

매일이 심각할 수는 없으니까


굳어져버린 단단한 무기력을 지그시 눌러보면

뭉쳐진 어깨처럼 악 소리가 나온다


여간 오래된 것이 아닌 듯하다

민간의 여러 소문들을 들어서 안다

방법을 알 고 있다

현실을 살고

감정을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내려놓고 살아라


내려놓음인지

포기인지

잘 모르겠다


평범한 나날들이 감사하면서도

우울에 젖어든 감정들은

좀처럼 씻겨 내려가지 않는다


마냥 아이처럼 기뻐할 수 있는

투명한 영혼을 되찾을 수 있다면..


마음껏 뛰놀고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으며

행복할 수 있다면...


돈이 많은 사람보다

유명한 사람보다

나는 요즘 이런 이들이 부럽다


삶의 모든 순간에 충실할 수 있는

순수함



나이가 든다는 건

경험이 많아지기는 것도 있지만

생각이 오염되고 복잡해지는 일이기도 하다


지치지 않고

매일을 새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또 하루가 온다고 해도

좀 더 기쁘지 않을까


기도해 본다

힘들어도 괜찮으니까

괴로워도 괜찮으니까

오늘 하루도 반갑게 맞이해 줄 수 있는 힘을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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