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살아갈 이유가 생긴다

by 최지안

축 쳐진 몸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양치를 하고 아이를 깨운다

비몽사몽 간단한 아침요기를 챙겨주고 나도 아이도 출근 준비를 한다


9시40분까지 어린이집을 보내야 하지만

언제나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보낸다


오늘은 아이가 의자에 뿌려놓은 소금 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치뤘다


조금이라도 훈육을 하면 이내 삐쳐서 한참을 방에서

울다가 밍기적 대며 겨우 어린이집을 나선다


먹다남은 새우깡을 가져간다고 해서

친구들과 나눠먹는건 새걸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을 했건만 ..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면서 가방을 검사해 보니

집게로 밀봉해 놓은 새우깡은 아이가방에 들어있다


조그마한 에프소드로 하루를 시작하다보면

조금은 지치지만

그래도 살아간다는 느낌이 든다


챙겨야 할 사람들이 있기에

해야 할 일이 있기에

매일 살아갈 이유가 생긴다


저녁시가 자리에 가족들이 둘러 앉아

시시콜콜한 회사 얘기와 각종 뉴스를 얘기하면서

교류하는 순간들도 굉장히 쓸데없는 이야기지만

살아가는 데는 쓸모있는 시간들이다


그렇게 매일 살아갈 수 있으니까

아픔도 고통도 잊을 수 있으니까


매일 매일의 사소한 에피소드

어쩌면 소소한 행복들이 지나가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추억이라는 일기장으로 기록되고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가면

지칠 때 쓸 수 이는 연료가 되리라


매일 이렇게 살아야 할 이유들을 찾는다

그리고 가슴에 저장한다


문득문득 싸늘한 마음속 냉기가 올라올 때

공허한 바람이 불어올 때

추억의 온기가 나를 감싸길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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