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사진 좀 내려주실래요?

우리는 같은 사진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by 최지안

" 우리 아이가 들어간 사진은 다른 사진으로

교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며칠 전 올린 블로그 포스팅이 문제였다.

라이브커머스 동기들과 보이스수업을 하면서

같이 찍은 사진 중 아이사진이 함께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같은 사진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엄마 수업하는데 따라온 기특한 아이로 바라보고 있었고

동기언니는 우리 딸 사진이 왜 남의 블로그에 올라갔나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딸의 사진이 노출됨으로 일어날 일들을 걱정하고 있었을 동기언니.

사진 속 아이가 기특하고 짠해서 감정의 동요 속에서 바라보고 있던 나.



아차 싶었다. 바로 답장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제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네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블로그, 인스타, 브런치까지 하다 보니 이것저것 글도 올리고

사진도 올리는 과정 중 나도 모르게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 건 없는지 돌아보게 된다.



온라인 공간의 특성상 글이나 사진이 쉽게 전파되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공간이다 보니 동기언니에게

아이사진이 노출되는 건 불안했을 것이다.



우리 아이 사진은 내 블로그에 대문짝 만하게 걸려있는데..

난 엄마로서 너무 조심성이 없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다.






우리는 서로 성향이 완전 반대다.

20대에 에니어그램이라는 심리상담도구에 심취해 있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3가지 스타일.

그 말이 내 마음을 울린 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남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와 같았기 때문이다.



에니어그램을 빌려서 얘기해 본다면

사진을 내려 달라고 했던 동기는 머리형 나는 가슴형이다.



머리형은 미래지향적이고

머리에 에너지가 많이 몰려있기 때문에 생각이 많다.

물론 가슴형도 생각이 많지만 머리형은 에너지의 중심이

머리이기 때문에 가슴형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도 잡아낸다.



" 아는 것이 힘이다." 이 한마디가 머리형을 대변하기도 한다.



동기는 내가 생각하기에 머리형 중에서도 6번이다.

전형적인 공무원 스타일

일을 할 때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안심이 된다.

대표하는 동물은 사슴

조심성이 많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안 건너는 스타일이다.



반면에 나는 가슴형 중에서도 4번유형 고양이다. 예술가 유형.

"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이 한마디가 가슴형을 대변하기도 한다.

특히 4번 유형은 일을 할 때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스트레스받는다.

질서 규칙 같은 것들을 어려워한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틀이 없는 형식을 더 좋아한다.

대표하는 동물은 고양이.

밀당의 고수다. 다가가면 도망가고

멀어지면 다가오는 특성을 나타낸다.




우리는 서로 다르다. 그래서 난 이해한다.

예전 같았으면 이해 못 하는 부분이 더 컸을 것이다.

" 뭐 그런 것 가지고 예민하게 굴지?

아이 사진이 조금 노출되었다고

범죄가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리고 조심할 수 있는 건

조심하는 것이 좋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나의 조심성 없는 행동들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온라인상에 사진을 올릴 때

타인의 사진은 최대한 물어보고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타인의 아이사진 같은 경우는 올리지 말아야겠다.

동기가 나를 생각 없는 사람으로 보지는 않았을지 민망한 마음도 든다.

우리 모두는 생각이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풍선 터지는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놀랄 만한 일이고 스트레스 일 수 있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항상 답이 없다.

내가 이해받기를 바라는 만큼 남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언젠가는 나도 이해를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타인에게 피해가 갈 만한 행동은 최대한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기록을 남겨두는 이유다.

인간은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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