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참시 쏘영님을 보며..
" 가지가지한다."
문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있을 때 엄마에게 듣던 말이다.
어릴 적 엄마가 종종 저런 말을 하곤 하셨다.
주로 내가 이것저것 엄마 속을 썩일 때 하셨던 말씀이다.
" 너는 한 가지만 하지. 참 가지가지 한다. "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지가지로 살아왔다.
통장도 구멍 났는데 장누수라나? 장도 구멍 났단다.
손으로 세어본 병명만 8가지 정도였다.
경제적으로도 건강상으로도 참 가지가지 했다.
골고루 평탄하게 사는 사람이 부럽다.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고 해야 하나?
물론 겉으로 보는 것과
그 속은 또 다를 수 있겠으나
생활을 유지하기에 별 탈 없는 건강
크게 부자는 아니지만
먹고사는 건 걱정 없는 경제력
특별히 잘 맞지는 않지만
적당히 만족할만한 결혼생활
모두 애매하게 자기 기준에서
만족해야 하는 수치이지만
나름 나만의 객관적인 수치로 따져본다면
" 먹고살만하네" 정도의 수준이다.
아이가 돌도 안됬을 무렵 친해진 아기엄마가 있다.
나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아빠랑 둘이 살면서
고생을 많이 한 친구였던랬다.
내가 아파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한마디 한다.
" 착한 사람들은 꼭 아프기까지 하더라 "
악순환이라는 말도 있듯 건강이 안 좋으면
일을 제대로 못하고 일을 못하니
돈이 없고 돈이 없으니
건강관리를 더 못하고
계속 아프다 보니
마음은 더 약해지는 것 같다.
그렇게 흘러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가지가지하는 거다.
그 순환의 고리에 들어서지
않는 것이 답이지만
사람일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가지가지하다 보니
내 삶의 방향이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
가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 예전에는 이런 것까지 걱정하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어쩌다가 이거 하나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지."
몇 해 전 운에 대해 공부한 사람이 유튜브에 나와서
사람의 운은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한 말이 기억난다.
한마디로 운도 골고루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제대로 운이 좋다는 것이다.
재물운, 사람운, 건강운, 배우자운, 자식운 등
여러 가지 운의 요소들이
잘 분배되어 있는 것. 그게 좋다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유난히 운이 하나로 몰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돈은 많은데
주변에 사람이 전혀 없이 외로운 경우
돈은 없는데
주변에 사람이 많고 인복이 많은 경우
너무 건강해서 장수는 하겠는데
돈이 없어서 더 살까 봐 걱정인 경우
돈은 아주 많은데
아파서 오늘내일하는 경우
누구나 재물운이 크게 들어오길
바라겠지만 그로 인해
다른 것이 밸런스를 잃는다면
그건 또 싫어할 것이다.
한국 사람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개념자체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 가지기를 원하는 욕심 많은 민족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운을 골고루 채우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돈 버는 능력도 기르고
운동도 하고 건강한 식단도 하고
가족도 돌보면서
골고루 나의 운을 발전시킬 거라고
운도 노력도 나는 다 작용한다고 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다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 티브이프로그램을 보며
한 유튜버의 사연을 듣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19년의 배우 무명생활을 해오면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자 포기할까 마음먹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먹방 크리에이터를 해볼까?
하다가 그게 대박이 난 분이었다.
배우생활 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많이 벌지 않냐는 질문에
" 어머니가 진짜 아프시다"라는 고백을 한다.
전신암 4기..
돈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운은 누가 정해주는 건지
대대로 내려오는 업보에 의한 건지
내가 만들어가는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조절할 수 없는
부모님의 건강 자녀의 건강까지도
골고루 평탄하길 바라본다.
돈도 없고 건강도 없고 가족도 없고
그런 가지가지하는 삶은
어찌 보면 가장 최악의 삶일 수 있겠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최악이어도
다른 곳에서 채워질 운이 있지 않을까?
사후세계에서 채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운도 공평하길 바라는 인간적인 마음이다.
적당히 돈도 있고 적당히 건강하고 가족들도 무탈한
그런 삶에 대한 동경이 있다.
갑작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예상치 못한 고통으로
시름해 본 사람이라면 무탈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바라본다.
골고루 운 좋은 사람이 되자고.
처음부터 골고루 운 좋은 사람이었다면
내 삶은 왜 이리 평범하기만 할까
대박은 안 나나 생각했겠지만
가지가지로 운이 나빠보니
평범한 게 가장 어렵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