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순간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by 최지안

딸아이와 산책을 하면서

아이의 순간의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바로 옆에 있는 아이의 시간 속에

나는 참여하고 있지 못했다.



말 그대로 몸은 붙어 있지만

정신은 다른 곳을 향해있다.



다들 아이를 위해서 돈을 벌고

일을 한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역설적이게도

아이를 위해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해줘야 하는 것들

더 많이 벌어야 더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다는 생각들..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에 있을 너를 위해서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궁리를 하고 있다.



미래에 생각을 붙잡아 오느라

정작 이 순간은 붙잡지 못하고 있다.

딸아이의 예쁜 이 순간은 놓치고 있다.

같이 있는 순간만큼은

미래에 네가 아닌

지금 내 옆에 있는 네가 내 눈에 들어오길 바란다.



우리의 시간이 하나가 된다면

순간의 기억들이 두 사람 마음속에

똑같은 추억으로 남을 텐데..

같은 기억으로 추억하는 날들이 올 텐데..

그런 순간들을 잊어버리고 각자의 생각 속에

살게 되는 요즘이다.



일을 하느라 핸드폰을 보느라

피곤해서 휴식을 취하느라

각자의 삶 속에 서로의 순간들을

공유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같이 있지만

너의 순간에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우리의 시간이 하나 되고

같은 날을 기억하는 추억이 많아지면

그 순간만큼은 영원히 기억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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