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운다는 건 내가 할 몫이다.
어머니는 보라색이 좋다고 하셨어.
나를 키우는 데 열심인 엄마
자식을 키우는 데 열심인 엄마
그 사이에서 적절한 외줄을 타야 한다.
왜? 나도 키워야 하지만 자식도 키워야 하기 때문에.
너무나 명확하고 한치에 의심도 없는 대답이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냐?라고 물어봤을 때
그렇다. 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좋은 것만 배우려는 성향의 자녀가 있는 듯하고 일하는 엄마를 원망하고 외로운 경험으로 남기는 자녀가 있는 듯하다.
정말 많은 케이스와 사례가 있겠지만
그래서 두 가지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크게 보면 그렇다. 나는 후자였고 오늘 유튜브 영상에서 본 염미솔 님은 전자인 듯했다. 그래서 놀랐다. 비 오는 날 똑같이 비 맞고 집에 왔는데 그 기억이 서럽고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나와 그것도 추억이었다며 좋은 기억으로 남기는 미솔님..
" 비 오는 날 엄마가 우산 들고 정문에서 기다리면 좋겠다."나도 똑같이 했던 생각이다.
1. 아이는 엄마의 등을 보고 자란다.
엄마가 하는 말, 한숨 쉬는 것까지 똑같이 따라 하는 아이들을 보면 흠칫 놀라곤 한다.
" 언제 들은 거지? 언제 본거지? "
라는 생각과 함께가슴이 내려앉곤 한다. 그렇다.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것이 자녀다.
그래서 일하는 엄마는..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가 참 걱정이다. 엄마가 함께 해주지 못하는 시간보다
엄마의 살아온 시간의 노고를 더 많이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오늘 보니 자녀의 성향도 한 몫하는 것 같다.
미솔님은 철이 일찍 들어서 그런 걸까?
미솔님의 어머니는 호떡장사를 하시면서 먹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오면 전부 무료로 나눠주셨고, 운영하시던 식당이 불탔을 때는 산소치료를 받고 화상치료를 받으면서도 양잿물을 가지고 식당에 가서 살릴 수 있는 집기들을닦으셨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고
"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끝나지 않는구나."라는 걸 배웠다고 한다.
나라면? 난 그렇게 생각했을까? 우리 엄마도 남에게 나눠주는 것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봉사 정신이 투철하시다. 근데 난 그걸 보며 " 우리 엄마는 참 마음이 따뜻해."라고 생각하기보다 왜 자식들보다 남을 더 챙기지?라고 서운해했다. 그리고 그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고 다짐 했을 뿐이다.
2. 엄마의 등을 보고 내가 배웠어야 하는 것
경험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사실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감정으로만 기억하는 사건들이 많다. 경험보다 중요한 건 경험에서 배우고자 하는
태도 그에 따른 반응이다. 울 엄마는 한 번도 나의 등원을 도와준 적이 없었다.
한 번은 엄마가 등원을 도와주신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은 흑백이 아니라 컬러다.
등원을 하며 1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나오는 뽑기도 했다. 플라스틱으로 된 귀걸이가 나왔다.
" 엄마는 보라색을 좋아해."라는 말이 잊히지 않는다.
그냥 서글펐던 기억으로 남았던 그때를 회상해 본다.
한 번이라도 나를 데려다주려고 엄마는 얼마나 힘들게 시간을 냈을까?
그걸 보고 나는 배웠어야 했다.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배워야 한다.
" 엄마는 나를 데려다준 적은 없었지만 어디 가서 손가락질받지 않도록 옷 차림과 마음가짐만큼은 단단하게 만들어 줬구나."
그렇게 힘들게 길러 주셨다는 사실만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동기가 된다.
그렇게 살다보면
엄마의 모습을 통해 내가 부자가 될 수
있었 노라고 인터뷰 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