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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안 Jun 01. 2023

같은 시간 속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요즘의 현실. 이런 걸 말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아니 극도로 꺼려진다. 속된 말로 욕먹을 까 두려운

예민한 주제다. 정치, 종교 이런 얘기를 함부로 하면

안되듯! 요즘 현실이 말이야, 요즘 세상이 말이야.

이렇게 말했다가는 쌍심지 켜고 달려드는 비판론자들로 인해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20세기 청춘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보지 못한 현실

이라는 걸 엿보았다.

무언가를 슬쩍 훔쳐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회사를 다닌 지도 오래되었고

조직생활에 대해서도 둔해진 나는 요즘 인턴, 신입들이 어떤 지는 잘 모른다.



요즘 회사에서는 이런 말이 돈다고 한다.

60년대 생은 나간다 70년대 생은 운다 80년대생은 무섭다. 그렇다면 대체 웃는 이는 누구란 말인가.  



위로는 부모님 세대

아래에는 같은 MZ세대지만

나와는 다른 문화를 가진 20대와 공존한다.

사실 위도 아래도 볼 여유가 없어서 이렇게 책을 통해서

접하지 않으면 생각해 볼 기회가 없다.



 20세기 청춘의 작가 구가인 님은

 유명 자매 드라마 작가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트렌디한 작품을 내는 비결은 뭐죠?

 라고 물었는데 당시 그들의 대답이 이러했다.  

 " 이 바닥은 한번 버스를 놓치면 다음 차를 못 타요.

 그러니까 절대 쉬면 안 되는 거죠."

지금 이 시대가 딱 그렇다. 나이 막론하고 배우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려운 시대이다.



갓생이라는 말처럼 부지런한 삶을 살지 않으면 모든 게 낯설어진다. 키오스크만 봐도 그렇다. 울 엄마 아빠는 그런 기계를 누르면 가게는 아예 가지 않으신다. 핸드폰 결제를 알려드려도 혼자서는 자꾸 뭐가 막혀서 안된다고 하신다.



20세기 청춘이라는 책을 보면 신문사에 TV편성표가 사라지자 60대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내용이 나온다.

신문사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본방사수가 의미 없어진 시대에

그 간 편성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60대 할아버지들에게

그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 내가 50년째 구독자"라고 시작해 " 편성표 없애면 구독을 해지할 것"

이라는 강력한 반발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결국 신문사에서는 TV편성표를 다시 부활시켰다.

나만해도 신문을 안보기도 하고 사실 TV보다는 핸드폰을 보는 시간이 많다 보니 TV편성표를 확인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 것이다. 세대가 공존한다는 건 이런 거구나.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불편함을 절대 알 수 없겠구나.



이와 같이 같은 시대에도 누군가는 아직 70,80년대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2023년을 제대로 누리며 사는 사람도 있다.

뭐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다양한 삶의 방식이 공존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신랑은 최근 나에게 한말이 있다.

 " 내차는 90년대 차인가 봐.

요즘 전기차들 보면 미래에서 온 차 같아. 누군가는 2023년을 제대로 사는 거지."



요즈음의 1년은 10년과 같은 속도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래서 개인의 간극도 세대의 간극도 굉장하다.

정신과가 가장 큰 호황을 누리고 심리상담이 수요가 급증하는 것만 봐도 다들 얼마나 불안한 시대인지를 사는지 알 수 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나의 현실은 다른 사람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다들 혼란스러운 것이다.

누구는 스마트스토어로, 유튜버로 한 달에 몇천만 원을 번다고 하는데 저 세상은 마치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아주 다른 세상인 것 같다.


이 시간 속 어느 시대를 살고 있든 간에.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사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2023년형 신제품 보다 90년대식 구형을 쓰더라도

그게 편한 사람도 있는 거니까.



2023년이라는 같은 시간 속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라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된 것 같다.

나의 가치관 삶의 방향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면

양옆으로 눈치 보며 불안하게 살아야 하는 힘든 삶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배우되 나만의 가치는 견고히 하자.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주어진 것들에 대해 최선을 다하게 될 것 같다.

" 주위를 둘러보기에는 아직 여유가 없다" 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나도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 누군가의 세계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그 숨결을 알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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