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지안 Jul 18. 2023

잠 안 오는 밤 고민야식 (feat.1인분짜리 고민)

매일 밤 잠이 오지 않는다.

잠들기 전 야식이 당기듯이 

매일 밤 잠들기 전 나는 고민야식을 먹는다. 

아무래도 이 야식이 문제인 것 같다.


그 맛은 꼭 술 같다.

쓰디쓴 후회..

고통, 걱정..


더부룩해진 마음을 안고 잠들려고 하니 

소화시키지 못한 내 마음은 더욱 부대끼고

잠은 저 멀리 달아나 있다.


나는 솔로에서 고독정식 있다고 하면 

잠 못 드는 밤에는 고민정식이 있다. 

밤 10시가 지나가면 마법에 걸린 듯 

정신은 말똥말똥 해지고 하루종일 나른했던 몸은 

풀리면서 개운해진다.


 이게 무슨 현상인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의 생체리듬은 그렇다. 

그리고 그때부터 야식을 먹는다. 

일명 '고민야식' 



마음속에 가라앉아 있던 온갖 생각들이 올라오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들도 생각난다. 

새벽 1,2시가 피크다..



난 역시 예술적인 기질이 있나 봐 

예술가는 올빼미 스타일일이 많다며?

혼자 착각인 듯 착각 아닌 합리화를 하면서 

그 생각 속에서 난 핸드폰 메모장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끄적인다. 



어떻게 해서든 자려고 애써봐도 이미 정신은 

무아지경으로  맑아져 있는 상태다. 

잠자리에 누워도 계속해서 생각들은 떠오른다.



캐캐묵은 옛 기억부터 최근에 일어난 일까지..

매일 생각해도 용서되지 않는 인물들 부터 

자질구레하고 쓸데없는 생각들.. 

생각해 보면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는 건 10% 뿐.

전부 쓰레기들만 떠다니고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가끔은 저녁에 야식도 먹을 수 있는 거지만

문제는 매일 먹는 야식이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사실.

매일 먹는 고민야식은 정신에 치명적일 것이다.




1. 1인분 짜리 고민만 할 수는 없을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마음이 아주 편한 사람은

사회에서 1인분을 하고 있지 못한 거라고. 

마음이 너무 편한 것도 문제지만 

너무 불편한 것도 문제다.



사회에서 1인분을 하기 위해서 1인분 짜리 고민만 할 수는 없는 건가? 

누군가는 2,3,4인분의 고민을 하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전부 다 짊어지고 있다.



일명 '고민폭식' 

그 1인분이 얼마만큼 인지 미리 생각해서 고민해야겠다.

어차피 오늘밤도 잠이 안 올 것이므로 

'고민야식'은 먹되 '고민폭식'은 하지 말자! 

나에게 1인분 짜리 고민은 무엇일까? 




2. 고민도 잘 익혀 먹어야 한다. 



고민하면 해결되냐? 걱정한다고 해결돼?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물론 안다. 해결이 안 된다.

그래서 고민만 하면 안 되고 잘 익혀서 소화시켜야 한다.

'사건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찾아야 한다.



스틱이라는 책의 저자는 말한다.

" 어쩌다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눈앞에 떠올려봐라.

문제의 발단, 처음 문제가 시작된 상황을 상세하게

떠올려라. 그리고 그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가 보라."

마치 컴퓨터 시스템의 버그를 감지하는 프로그램처럼 

인과관계의 사실을 따라가는 일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단순히 걱정만 하고 더부룩한 속으로 잠들었다면 이제는 

뒤집어서 익혀보려고 한다. 


'과거를 향한 후회'가 아닌 

'이성적인 사건 분석' 



그렇게 하지 말고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꿔보라는 조언도 많이 들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고민이 있어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상상했던 그룹과 사건 시뮬레이션 그룹을 추적관찰한 결과 

'사건시뮬레이션'그룹이 훨씬 긍정적으로 변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높아졌다고 한다. 



"모든 게 다 잘될 거야"라고 억지로 긍정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매일 똑같은 고민을 안주삼아 밤을 지새우지 않으려 한다.

새로운 메뉴를 먹더라도 똑같은 고민으로 더 이상 힘들어하지 말자.



사건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자. 

그렇게 하다 보면 

잠 안 오는 밤 고민야식은 

정말 맛있게 먹고 

잘 수 있는 기분 좋은 식사가 될 수 도 있으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는 꿈에도 밥을 먹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