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지안 Aug 23. 2023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

사람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채워질 수 없다고 한다.

지옥을 뜻하는 무저갱은 "끝이없는 구덩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돈도 명예도 가지면 가질 수록 더 가지고 싶은 거란다.

아직 그만큼 가져보지 못해서 더 가지고 싶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은 채울 수 없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마음의 허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것은 언제쯤 채워질 수 있을까? 

나의 삶의 배경은 언제나 외로움 이었다. 


그래서 난 지금도 나의 삶에 허기지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구멍이 생겨난 것 같다. 

삶의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삶의 시작도 끝도 내가 알 수 없는 영역들을 집착하는 마음도 

언제나 그 자리다. 


그래서 알 수 없는 끝도 없는 것 같은 외로움이 나를 엄습할 때는 

숨도 쉬지 못할 만큼 고통스럽다. 

식은땀이 나고 등줄기가 오싹하다. 

지금의 이 시간조차 유효하지 않은 것 같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은 공허함이 밀려온다. 



누군가는 우울증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공황장애라고 했다. 

난 그냥 원인모를 존재의 병에 걸린 것 같다. 

마음은 끊임없이 존재의 이유를 찿는다.

다시 살아갈 용기를 찾는다. 


살고 싶어서 태어난 걸까

살기 위해서 태어난 걸까 

살아야 하기 때문에 태어난 걸까 

청소년기에 끝내야 할 질문들이 

너무나 오래 나를 따나다니는 기분이다. 


결혼을 하면 나아질 것 같았다.

아이를 낳으면 삶의 의미를 더 찾을 것 같았다. 

모든 과정은 나에게 웃음을 주기 전

그보다 큰 고통을 먼저 맛보여줬고 

치사해서 삶의 과정을 지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삶은 살아갈 수록 나를 밀어내는 것 같았다.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나도 모르는 힘이 

나를 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매번 낭떨어지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다시 올라올 수 밖에 없는 질긴 삶의 무대는 

나를 다시 발가벗기는 것 같았다. 



매일 나도 모르게 생각한다. 

내가 잘 살아갈수 있을까? 

삶의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다시 힘든일이 찾아오면 나는 버틸 수 있을까? 

작은손을 모아 기도한다. 

고통의 총량이 있다면 이미 다 채웠으니 

다시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의 허기는 어쩌면 평생 치유되지 않는 불치병 같은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외로움이든 

공허함이든.. 

채울 수 없는 거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자 한다. 

채워지지 않는 배고픔이라고 해도 

삶의 시작되었고 그 끝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거니까 


삶이 나에게 준 것이 하루하루가 기회라고 한다면 

그 기회속에서 난 무엇이 될 지 아직 모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기쁨의 소비와 저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