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지안 Sep 11. 2023

포유류가 아닌 파충류로 살기로 했다.

요즘의 6개월은 족히 2년 이상의 시간이다.

빠른 트렌드와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기가 어렵다.


기껏 해봐야 요즘 유행에 대해 아는 것은

마라탕과 탕후루 뿐.


공부하고 노력해야

새로운 시대의 언어와 문화를 알 수 있다.


그 시간의 간격에는 메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방울방울 맺힌다.


시대의 뒤쳐지기 싫고

꼰대라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기성세대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평생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읽는 책 자기 계발 유튜브에서는

'업그레이드패치'를 붙이고

" 죽기 전까지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

잔소리가 흘러넘친다


1. 평생을 자라는 인간으로


포유류는 성장기가 멈추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지만

파충류는 죽기 직전까지 성장한다.


그래서 우리는 파충류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읽고 있는 책

'유연함의 힘'도 같은 맥락이다.

'성장'이라는 주제로 어떤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고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책 속 파크스라는 인물은 최악의 예산, 실험장비,

실험실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은 인물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일이 진행될리 없다.


파크스는 열악한 환경에 대한 문제를

CEO에게 제기하자,

돌아오는 대답은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파크스는 스스로 해결해 나가길

결심한다. 팀원들을 동기부여하고 각 종 기관의

전문가들을 비롯하여 외부정보원을 발굴해

정보기반을 마련한다.


그는 팀의 구세주가 되고 능력을 인정받는다.


스토리는 짧고 말은 쉬워 보이는데

현실에서는 절대 쉬운 문제가 아니다.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나도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해서 유튜브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을 의뢰해온 회사에서

주어진 자료나 도와줄 인력없다.

혼자서 해내야 한다.


처음에는 막막하고 원망스러웠지만

생각을 바꿨다.

'성장할 기회'로 바꿔보기로 한  것이다.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정리해서 필요하다면 내가 직접 관련자를

찾아갈 생각이다.


나 스스로 리더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주도적으로 해낼 수 있는 능력자가

되어보려고 한다.


2. 피흘림의 대가


성장은 고통을 동반한다.

개인적으로 성장이라는 단어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만큼의 고통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는 '피흘림'이라고도 표현한다.

이런 피흘림 없이는 성장도 없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거부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원시시대에는 익숙한 것을

따라갔던 인간이 살아남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인간은 죽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도전을 두려워한다.

생명의 위협이라고 느낀다.

성장은 항상 새로움과 도전을 의미하기에

그 자체가 정신적인 출혈을 동반한다.


그리고 실제로 목숨과 맞바꿀 만큼의

스트레스와 강도 높은 노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쉽게 쉽게 삽시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결과는 보장되지 않으니까요."


결과의 보장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으로 살고 싶어서가 더 크다.

살아있다는 건 고통 속에서

진주를 만드는 과정 그 자체니까.




삶을 살다 보면 일을 하다 보면

이 시간이 나의 목숨과 맞바꾸고 있는 거구나.

를 느낄 만큼의 고됨과 허무가 밀려올 때가 있다.


시간은 흘렀고 흐르고 있고 흐를 테니까.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를

고민하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이테가 늘어나는 나무처럼

나의 나이테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위안을 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도 난 자라고 있으니까.

그래서 난 살아있으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확언,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