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조직내 소통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맞이합니다. 강연인 경우도 있고 레크리에이션 같은 행사도 있습니다. 늘 판에 박힌듯 하고, 고만고만한 행사인 경우가 많지만 또 가끔 예상외로 재미있는 경험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 들은 강연은 생각할 지점이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조직 안에서 소통이 문제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왜 소통이 문제일까? 소통을 잘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라고 강사가 질문했습니다. 대기업 초청으로 임원들에게 강연하다보면, '일이 힘든게 아니다. 경기는 늘 안좋았고 일은 늘 힘들었다. 그건 괜찮은데,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게 정말 어렵다.' 고 고민을 토로한다고 합니다. 신입 세대를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회사에서는 자꾸 먼저 다가가라고 한다는게 고민이라는 겁니다. 웃픈 상황이죠.
통상 젊은세대는 개인주의적이라 윗 세대와 어울리기 싫어한다, 조직생활을 하면서 개인이 우선하는 이기적인 문화가 았다,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강사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않고 용어를 섞어쓰는게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내가 불편한 타인과 굳이 엮이고 싶지 않을때는 본인인 생각하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개인주의란 용어를 쓰고, 나를 불편해할 수 있는 타인의 상황은 이기주의라고 표현합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보면, 개인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 자율성을 중시하며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자신과 타인의 개인 존중)인 반면,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익만을 좇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만족을 우선하는 부정적 성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상에서 사실 이 둘을 무 자르듯 구분할 수 있냐 하면 그것도 좀 애매하긴 합니다. 신입 세대를 이기주의라고 한다면, 그럼 연차가 5~10년 되는 대리 과장급 세대는 그 중간쯤일까요?
2018년 한국인의 문화성향 분석ㅇ은 지난 21년간의 연구 종합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집단주의, 개인주의 척도를 분석했습니다. 가정대로라면 처음 시작된 1997년보다 최근의 2017년에 개인주의 성향이 훨씬 높게 나타나야 맞습니다. 실제 결과는 과거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한국사람들은 주변사람드과의 영향에 신경을 많이쓰고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것일뿐, 기본적으로 개인주의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과 많이 다르긴 합니다.
생각컨대 젊은세대가 윗세대와 접점을 갖고싶어하지 않는 것은 개인주의나 이기주의 성향때문은 아닐것입니다. 통상 윗사람과 식사가 재미없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대부분 '불편해서'라고 합니다. 단순히 불편해서라기보다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왜 재미가 없을까요? 대부분 식사시간동안 하는 얘기를 '들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말을 하더라도 윗사람이 관심있을만한 화제와 이야기를 탐색하느라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내가 관심있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발화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은 영향을 받는것보다 영향을 주는 것에 더 큰 쾌감을 얻는다고 합니다. 식사를 하건 관계를 맺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면 더할나위없이 건강하겠지만, 경직된 사내 상하관계에서는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관계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자연스럽게 아래직원은 윗사람을 심리적으로 멀리하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꼰대들이 그러는게 아닙니다. 너무 착하고 인격이 훌륭한 상사도 그렇게 됩니다. 뭘 얘기해줄수 있을까,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하다보니, 결국 나만 아는 옛날얘기를 하게됩니다.
조직 내 세대차이를 줄이려면, 신입 세대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잘 들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좋은 영향을 주려고 하지말고, 그게 맞든 아니든 일단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무조건 우선입니다. 생의 경험이 다른 세대간의 소통은 근원적으로 어려울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려면 '자연스러운' 수준의 노력으로는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