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가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
익숙한 것들을 접하고 있으면 심신이 편해진다. 익숙한 것들 중 하나가 책이다. 박경리의 토지, 김약국집 딸들, 또는 멜빌의 모비딕, 이덕일의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이런 책들을 읽고 있으면 논어에서 말하는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이건 그래도 인간들 끼리의 다툼이니까.
사피엔스나 호모데우스도 참 잘 쓴 책이다. 읽고 있으면 똑똑해지는 느낌이 든다. 유발하라리는 이 책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경고도 한다. 최근 신간을 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천재와도 같다. 매일 두 시간 명상을 하는 것으로 모자라, 매년 두 달을 뚝 떼어 명상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짧은 시간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난 이유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미래가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
수영을 하다가 든 생각이다. 인공지능이 모든 면에서 인간처럼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 아니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갖게 되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 유발하라리가 말한 대로 혹시 인간이 지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지, 안드로메다 군단에 쫓기다가 지하 토굴 같은데 숨어서 쥐들과 함께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영화를 너무 봤나? 토탈리콜이나 데몰리션 맨 같은 영화 말이다.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은 지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산불이 집채를 덮치고 장마가 두 달씩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 지구를 지나치게 파헤친 결과다. 이 순간에도 지구의 허파 브라질 아마존의 밀림은 황폐화되고 있다. 시간당 축구장 몇 개만큼이 없어진다고 하니. 수십개 수백갠가??
난개발이나 인공지능 개발이 낳는 결과의 공통점은 공포와 잔인함이다. 전체 인구의 1퍼센트에 해당하는 부자와 권력자들은 잔인하다. 이 잔인한 인간들이 AI를 개발하고 있으니 AI 또한 잔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 멈춰야 한다. 편하고 편리한 것들을 추구하다가 괴물을 낳게 된다. 막을 수 있는건 법뿐인데 법이라는게 구멍이 워낙 많아서.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인간을 위협하는 AI로봇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은 인간 경찰, 데커드가 제거해야 마땅한 AI 레이철을 차에 태우고 자유를 찾아 어디론가 떠나는 장면은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인간의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될지 모른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블레이드 러너는 41년 전 영화다. 유발 하라리의 신간 제목은, <멈출 수 없는 우리>란다. 찌찌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