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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면 고통을 줄일 수 있다!!!

<희랍어수업> 리뷰

by 정태산이높다하되

희랍어 강의를 하는 남자와 그 강의를 듣는 여자의 이야기.


더이상 사용하지 않게 된 언어를 공부한다는 설정에서 소설의 목적은 드러난다.


사피엔스가 언어를 창안하고 사용하게 된 이유는 타인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의성어와 의태어, 웃거나 울거나 감정표현 정도에 머물던 소통의 도구는 어느덧 정교하고 복잡다단한 연구의 대상이 된다. 상대방이 이용당하는줄 몰라야 하게 땨문에.


죽은 언어인 희랍어를 매개로 만난 두 사람의 사연이 지극이 절제되고 정제된 국어로 표현된다.


여기에 더해


여자는 한동안 말을 잃고

남자는 시력을 잃어가는 중이다.


여자는 실어를 극복하기 위해 낯선 외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는 희랍어를 강의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여자는 말을 잃었지만 볼 수는 있다.

남자는 시각을 잃었지만 말을 할 수는 있다.


또 여자는 볼 수 있으면서 들을 수도 있다.

남자는 말을 할 수 있으면서 촉각도 느낄 수 있다.


손바닥에 글을 쓰면 잘 알아 먹을 수 있는건지.....


말을 잃고 직업도 잃은 여자는 남편으로부터 버림받고 아이도 지킬 수 없게 된다.

시각을 잃어가던 남성은 자신과 함께 사랑의 탑을 쌓던 여자에게 버림을 받는다.


타인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여자와 가족을 떠난 남자.

아이의 엄마 자리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여자.


고통의 교집합을 직감한 남녀는 소통을 시작한다.


소통하지 못하면 고통스럽기만 할 뿐이기 때문에 그들은 손바닥과 귀로 고통을 해소하면서 소통을 한다!!!


음향과 촉진은 그들에게는 심리적 물리적 의료행위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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