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하루
주말 동안 오랜만에 만났던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이들과의 대화를 방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아이에게 유튜브를 많이 보여주게 되었다. 불특정 타인이 어려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 굉장히 수다스러워지는데 주말의 모임이 그런 지인들이었기 때문. 그 결과로 아이는 한 주의 시작부터 티비티비 하며 영상을 많이 찾았다. 다시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해야 하는 하루의 시작은 아이와 줄다리기가 팽팽해진다. “그럼 차라리 엄마랑 놀래. 엄마 나랑 놀자. 응?” 귀여움 한가득 안고 내 다리에 매달린 아이를 보며 고민한다. ‘내가 너무 같이 안 놀고 있나? 공부한다는 핑계로 아이를 지나치게 혼자 두고 있나?’ 고민도 들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이 좀 더 하고 싶어 하는 공부를 이어서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대신 아이에게 미션을 줬다. “00아. 티비 안보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는 네가 스스로 찾아야만 해. 엄마가 다 해줄 수가 없어. 엄마는 지금 공부를 하고 싶거든. 지금은 내가 뭐 하면 즐거운지 찾는 시간이야.” 아이는 한참을 무기력하게 누워있다가 “마따! 나 텐텐 안 먹었다!”라고 말을 했다. 나 역시 바로 반응을 했다. “오 좋아! 내가 무엇을 먹으면 즐거울지 하나 찾았네? 텐텐 먹으면서 또 다른 것도 생각해 봐!” 아이는 새로운 놀이라고 여겼는지 “그럼 엄마! 우리 누가 누가 재밌는 거 더 많이 찾나 시합하까?”라고 물어본다. 그러자고 했다. 아이는 소파에 누워 텐텐을 먹으며 생각을 잠시 하더니 “ 맞다! (유토를 집으며) 나 이것도 안 했잖아!”라고 했다. 유토를 만지작 거리며 도마뱀, 머리카락 등을 만들더니 5분도 안돼서 심심해한다. 그러면서 “엄마, 우리 집 왜 이렇게 조용해? 고양이들도 조용히 보고 있어. “라고 말하며 주변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영상이 얼마나 우리의 신경과 시선들을 앗아가는지 다시 한번 체험한 순간이었다. 주변을 관찰하며 지금-여기로 돌아온 아이를 환영해주고 싶었다. “엄마 곧 공부 끝나. 이따 같이 유토로 뭐 만들자.” “알겠어. 엄마 기다릴게. “ 미술 교육에 대해 연수를 들으며 마음이 정말 힘들 때 흙을 만지면 자연적으로 몸이 건강해짐을 느낄 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사람은 역시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서로 상생하도록 지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이와 함께 놀 때나 이렇게 유토로 흙을 만지는 시간을 보낼 때도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아이와 흙을 만질 때는 최소한의 규칙을 정한다. 유토로 다른 물건들에 묻히지 않고 책상 안에서만 할 것. 아이의 창의적 활동을 독려한다는 마음으로 바운더리를 아예 제시하지 않으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창의성은 가장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것에서 온다.’는 말을 기억하며 가정에서 있는 시간만큼은 적극적으로 심심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싶다. 유토를 조금 더 주문했다. 흙 만지는 시간이 좋다. 이 날은 아이가 좀 더 아기였을 때 루피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루피를 만들었다. 루피를 보여주며 아이에게 ”너 루피 닮은 거 알아? “ 하니 안다고 한다. 그리고 씩 웃는데 너무 사랑스럽다. 사랑한다.
Ps. 자기 전 아이에게 “엄마는 뭐 할 때 제일 즐거운 것 같아?” 라고 물어보니 “나 알아! 책 읽을 때! 그리고 ... 요가!” 라고 답한다. 엄마 파악이 아주 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