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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제발. 그래도 평안합니다.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삶인가봅니다.

작년에 이어

1년 남짓 세 번째 암이 찾아왔습니다.

다시 시작될 방사선 치료실

이런 표현이 적절하진 않겠지만 이러다가

암도 기네스북에 오르겠습니다.

살며 한 번의 암도 겪지 않을 수 있을텐데

신이 저에게 그동안 너무 고생했으니

다 내려놓고 쉬라고, 평안하라고

주시는 축복일까요? 선물이려나?

세 번째 이 친구가 찾아오니

허탈하면서 웃음도 나옵니다.

히려 담담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희안하게 작년엔 몹쓸 세상, 신도 원망하고

군도 원망했습니다.

몹쓸 이런 나의 몸둥아리도.....

일년 반만에 또? 이것도 감처럼 찾아오는

그런 걸까요?

유전 DNA 검사결과에는 이상 없다는 데

거친 삶이 제 몸을 다시 힘들게 했나봅니다.

이제는 진짜 군문을 멋지게 박차고 나가야 할 때인가 봅니다.

수술도 방사선도 다시 해나가야 하겠지만

현재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거 같습니다.

작년에 방사선 치료한 곳이 아직도

통증에  마취통증수면제를 먹어야 잘 수

있는데 이번엔 다른 부분이네요.

아직 숨쉬고 있으니 그럼에도

감사합니다.

오늘 또 제 몸에 스케치하러 왔습니다.

거의 두 달 가까이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살아있자나요.

고통 속이지만

이런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살아있으니 겪을 수 있는 참 감사한 일입니다.

앞으로 이 몸둥아리로 뭘 먹고 살아갈 지

뭔가를 할 수는 있을 지

걱정들도 쓰나미입니다.

마음 한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어두운 아이가

조금씩 일어나지만 이런 삶의 살아갈 고통도

살아있으니 할 수 있으니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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