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적당히 촉촉한 촉감과 여기저기 다양하게 향수들을 뿌린 듯한 싱그러운 내음들, 잔잔한 바람, 따갑지 않은 봄햇살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어느새 소리 없이 핀 꽃들을 보며 연신 이 짧은 봄을 부여잡고자 주변 풍경을 찍어댔다.
역시나 짓궂은 봄비 바람에 저 한번 찬란하고 아름답고자 애썼던 꽃들이 산산이 날아가버렸다.
인생에도 한번 정도는 찬란하고 눈부셨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잔인한 봄비 바람처럼 인생도 그런 비바람 따라 삶의 꽃들이 떨어지고 썩어가는 시기가 올 때도 있겠지.
얼마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외롭게 계시니 여동생과 단체 가족 톡방을 만들어서 자주 대화로 외롭지 않게 해보려 했으나 어머니께서 몇 번을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드려도 자꾸 톡이 삭제된다, 스마트폰이 잠긴다 하시며 답답해하시더니 안 쓰신다더라.
그리곤 얼마 뒤 어디선가 배우셔서는 톡방에서 띄어쓰기도 안 맞고 오타 투성이의 서툰 대화를 시도하시는 모습에 귀여우시기도 하고 짠하기도 한 마음에 "울 엄마 이제 톡 잘하시네"라고 했더니 "젊을 땐 빨리 배우고 습득했는 데 나이 드니까 잘 안돼." 그러시는 데 왜 이렇게 치밀어 올라서는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어느새 세월이라는 시간 따라 울 어머니께서 나이가 드신건 가 참 나이가 든다는 거 꽃이 지는 만큼 서글픈 일.
저 꽃들처럼 참 고우셨는 데. 울 어머니.
아버지 묘비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접했으나 당장 갈 수 없는 상황과 어머니와의 톡들로 지난 세월을 돌아보게 되네.
얼마 전 상담에서 정신분열, 우울증, 대인기피, 공황장애 등 내가 아팠다는 것을 다시 실감하고 상담하시는 분이 내가 이 정도면 가족들도 상담받아야 한다고.
지며 흩날리는 꽃들도 그 조차 아름다운 시기인데 나에겐 참 가혹하고 잔인하네.
몸만 암수술 후유증으로 아픈 거라 생각했고 마음은 돌아보지 못해 이렇게 가족 모두 상담받아야 할 정도로 내 상태가 아픈 줄 몰랐다.
상담관이 가장 안 좋은 상태라고 하는 데 내 마음들을 다음 상담 때는 정리해서 오라는 숙제를 줬는 데 모르겠는 걸. 내 마음이 어디까지가 무엇이고 경계를 짓는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