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좀 넘어 창문 밖으로 태풍의 끝자락 즈음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오늘 불현듯 진급 발표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그때까지 발표 전인데도 희망, 설렘과 함께 동전의 양면처럼 뒤집어져 불안과 좌절도 밀려들어 잠을 깊게 이루지 못한다.
'됐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에 대해 미리 감정 소모하고 아까운 새벽의 소중한 잠을 깨우지 말자'하며 스스로 갑작스레 발생했던 아드레날린 분비를 워 워시 키고 잠을 재청해 보았었다.
오후 발표시간이 지나도 전화기는 조용하고 싸한 정적에 발표를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안됐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초조해하지 않았다 생각했는 데 비선 되고 돌이켜보니 너무 초조해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납득되지 않은 결과에 대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도 비선 된 것을 나 스스로의 못남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어느 정도 마음의 거친 파도가 잔잔해져 갔다.
그러나 신은 존재한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에 대한 물음까지 던지고....
신이 존재해서 나에게 잠시 겸손하라고, 또 다른 길을 가라고, 아니면 믿었던 신은 존재하지 않음을
그래서 신과도 작별을, 지금까지의 삶들과도 작별을 해야 할 시점인 지 치열하게 고민 또 고민해본다.
너무나도 조용한 이 시간과 진급의 비선 된 이후 모습은 첫 진급 때 1차 진급 때와는 극명한 차이로 다가왔다. 냉탕과 뜨탕을 오가는 느낌.
뜨탕에 첫 발을 들일 때는 발이 데일 정도로 뜨거워 섣불리 발을 탕에 넣지 못하나 정반대로 냉탕은 첫 발어 온몸이 얼어붙을 듯한 고통에 심장까지 얼어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으나 서서히 끝부터 몸 곳곳도 함께 냉수와 차가워짐 반대로 뜨탕은 그 온도에 내가 하나가 되는 즉 적응이 되는 시기가 온다.
지금 나는 어제까지 열정적으로 진급만을 보며 살았던 것 같다. 지켜내야 할 가족들이 있기에 짐을 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러나 오늘 진급의 좌절은 떨어지는 빗소리처럼 더 거칠고 크게 오는 것 같다.
아직은 마음의 봉합수술과 회복이 시작단계일 뿐
포기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들지만 지킬 것들이 있기에 쉽게 무엇도 놓을 수 없다.
당분간은 내 마음이 천국과 지옥, 냉탕과 뜨탕을 미친 듯이 오갈 듯하다.
다시 인생도 떨어뜨려본다.
가만히 눈을 감고 나를 만나본다.
#진급 비선 # 냉탕vs뜨탕 # 천국vs 지옥 # 그래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