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했어야 했는 데 내 수술 후 지금까지 가족들이 나를 케어하기도 벅차다 보니 누리를 병원까지 데려갈 여유가 없었다. 가면서도 생애 첫 케이지 안에서 이동하니연신 앙칼진 울음을 한다.
아무리 마법의 고양이 간식 츄르를 입에 건네도 병원 주차장까지 20분 여분동안 손톱으로 케이지를 긁고 울어대는 통에 가족들은 차 안에서
계속전쟁이다.
그래놓고 도착해서는 정작 차 안에서 그 난리를 치신 아기냥이 본묘가 아닌 척 잔다.
병원 도착해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주무시는 한분
오늘 병원을 가보고 미리 왔었어야 했음을,
그래서 검진과 접종의 중요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지내는 동안 계속 귀를 너무 심하게 긁어댔던
누리였는 데 알고 보니 우리 집에 오기 전부터
귓속진드기로 인해 귓속 위생이 온통 불량이었던 것이다.
미안하다 누리야 이런 진드기들로 널 힘들게해서
수의사 선생님께서 기겁을 하시고 당장 치료해야 한다고 치료 후 일주일 뒤에 또 재진 해야만 하고 무척 괴로웠을 거라고 어미나 형제들로부터 이미 옮아서 왔을 거라는 데 사람도 귀에 뭐가 들어가면 난리인데 그 많은 진드기들이 기어 다녔으니 얼마나 가렵고 괴로웠을까 말 못 하는 아이인데 좀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다.
그래서 잠시 누리를 선생님들께 맡기고 귓속
지독한 진드기들이 떨어져 나가길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는 데 안에서 어느 고양이의 매우
날카로운 목소리가확성기를 설치한 것처럼
밖으로 울려 퍼졌다.
젖 먹던 힘까지 용을 쓰고 반항질하는 하는 그런
소리가 분명했고 같이 갔던 우리 집 소녀가 "우리 집 아이가 저렇게 목소리가 컸나? 설마? 너무
목소리가 앙칼지고 큰데?"라고 하는데 곧
선생님께서 새파랗게 질린 누리를 안고 나오셨다. 누리였다. 그 날카로운 괴성의 소리 주인공.
귓속이 많이 깨끗해졌고 나름 시원함을
느꼈겠지만 삐졌는지 연신 앙칼지게 울어재낀다.
집에 와서 불편했던 케이지에서 나왔어도 그동안
익숙했던 공간조차 몸과 마음의 불편함처럼 다
불편해했다.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지 계속 지켜봤으나 괜찮아 보이긴 하고 다만 귓속진드기 청소 때 용을 쓰고 버텼던 터라 계속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