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들고 위를 보세요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가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평소 시를 즐겨 읽지는 않지만, 위에서 소개한 박노해 시인의 <너의 하늘을 보아>라는 시를 참 좋아한다.
아마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처음 접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벅찼던 그 감정은 여전히 생생하다. 함축적이고 간접적인 표현이 주를 이루는 일반적인 시와 달리, 저 시는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전달되어 좋았다.
저 시가 좋았던 또 한 가지 이유는 내가 '하늘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 휴대전화 사진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주제 중 하나가 하늘일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하늘을 좋아하는 이유가 단순히 탁 트인 모습이나 푸른 색감 만은 아니다. 하늘은 항상 나에게 새로운 동력과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
언젠가 내가 지칠 때면, 나는 습관적으로 하늘을 보곤 한다. 특히 해가 지는 그 시간, 하늘이 불그스름하게 물들어가는 그 순간. 그 때 하늘을 보면 드는 한 가지 생각, '오늘도 끝이 나는구나'. 힘든 것도, 좋은 것도 결국 끝이 나는구나. 다 지나가는구나, 뭐 이런 생각들이 든다. 그리고 이런 생각과 감정은 무엇이든 결국 지나가게 된다는 깨달음을 가져온다. 그 날이 유독 힘들었다면 지나가는 하루에 위안을 삼고, 그 날이 행복으로 가득 찼었다면 조그마한 아쉬움과 다음을 기약하는 다짐으로, 하늘은 나에게 하루를 잘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쭉 이어진 하늘을 볼 때면, 종종 나는 어떤 위안을 받기도 한다. 세상은 끝도 없이 이어져 있고, 나는 그 속에 아주 작은 존재라는 사실이 어떤 때는 위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나에게 생긴 문제가, 내가 처한 상황이 그렇게 큰 일은 아닐 수 있다는 그런 위로 말이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불만과 불평을 쌓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보며 그저 한숨 한 번 푹 쉬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내 일을 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혹은 좋은 배경이 되어 주기도 한다. 아무 것도 아닌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끔 해주는 사람과 사진을 찍을 때, 혹은 조건 없이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 하늘보다 괜찮은 배경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내 휴대전화 사진첩 속 하트가 눌러진 사진에는 (거의) 빠짐없이 하늘이 있나보다.
우리가 만들어낸 인공적인 빛이 하늘과 하늘이 가진 색을 희미하게 만든다. 이제 하늘보다는 건물의 네온사인이 우리를 비춰주니까. 그래도 한 번씩은 우리가 만들어낸 가짜 빛이 아닌 하늘 그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모습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오랜만에 올려다 본 하늘이 당신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