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더 따뜻해지길
일개 개인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다.
나는 세상을 바꿀 수도,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묹점에 대해 아무리 말해도 그건 불평, 불만 정도에 그칠 것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의 말을 경청하지도 않을 것이다. 심지어 내 생각이 다 맞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말하고 싶다. 2025년에는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해질 필요가 있다고, 한 번 더 생각하고 말을 뱉을 필요가 있다고. 2024년은 우리에게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세상이 온갖 갈등으로 점철되어 우리 사회가 혼란스럽고 어지러웠다. 누가 그런 갈등을 처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번 불 붙은 갈등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그러한 갈등과 의심, 시기와 질투가 우리를 더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 조그마한 사건에도 불같이 반응하고, 비극적인 사건에도 서로를 의심하며 잘잘못을 따졌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후 나는 꽤 많은 충격을 받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겠지만, 인터넷 상의 많은 이들이 선을 넘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보았다. 왜 저가 항공을 탔냐, 왜 여행을 갔냐, 어린 아이는 왜 데리고 갔냐, 내 일도 아닌데 애도를 강요한다 등등... 익명이라는 방패를 가진 인터넷이 아니었다면 결코 내뱉지 못했을 말.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지인들에게 한번 더 못을 박는 말. 선을 넘은 말.
물론 나도 애도를 강요하고, 애도를 표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지만 분향소에 가지 않았고, 평소와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 다만 그냥 애도를 하지 않는 것과 (인터넷 또는 현실세계 어디에서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하여 남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 그리고 난,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갈등과 오해가 이런저런 사람들이 내뱉은 무책임한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지금 한국은 극도의 예민 상태인 것 같다. 언론에서, 정치인이 툭 던진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 활활 타오른다. 젠더 갈등, 의사와 정부 간의 갈등, 빈부 갈등, 세대 갈등, 내국인과 외국인의 갈등.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들이 지금은 너무나 심각해 보인다. 우리 사회는 갈등에 잠식되어 전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협력과 협동이 중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더 따뜻해져야한다. 그냥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더 따뜻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말 한마디가 갈등을 만드는 것처럼, 행동 하나가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여유를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배려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반갑게 인사하고, 짧은 대화도 나눠보고, 진실을 탐구해야 한다. 언론이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기보다는, 내가 고민해보고 공부해보고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작은 행동도 사라지게 된다면, 우리는 좌초되는 배를 고칠 수 없다. 방금 시작된 2025년에는 기분 좋은 뉴스로 우리 사회가 가득 차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