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1학년](9)

짝을 바꾼 날 / 5교시엔 놀아요 / 내가 만든 장난감

by 초인종

2004. 10. 1. 금요일 날씨: 해 그림


제목: 짝을 바꾼 날


오늘은 짝을 바꿨다.

새로운 짝 이름은 배 재원이다. 전 짝인 종호는 하나와 짝이 되었다.

하나는 종호와 짝이 되기 전에 승호와 짝이었다. 재원이는 나와 짝이 되기 전에 수정이와 짝이었다.

어쨌든 재원이와 3주를 별일 없이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제원(재원)이들 한테 둘러싸였다.

옆에는 배재원이, 앞에는 이제원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짝을 바꿔서 기분이 좋은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창문과 가까운 1분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엄마는


짝, 짝궁, 단짝은 얼마나 좋은 말인지.

과천에 살 때 같은 아파트 5층에 살던 희담이 단짝 남자 친구 이름은 뭐였더라?

하긴 엄마는 초등은커녕 중고등학교 짝도 생각이 안나는 걸.





2004. 10. 5. 화요일 날씨: 해 그림

오늘 일어난 시간은? 6시55분 / 어제 잠든 시간은? 10시


제목: 5교시엔 놀아요


오늘은 화요일. 그래서 밖에서 논다(물론 밥을 다 먹고).

수저 정리를 하지 않은 사람은 불러들여서 정리를 한 후 다시 밖에 나가 놀도록 한다고 선생님이 말했다.

바깥에 나가 놀때는 운동장에 들어가면 안된다. 보도블럭이나 우물가에서만 놀아야 한다.

어떻게 들으면 좁게 느껴지지만 주차장쪽으로 가면 8~9평 정도의 넓은 공간이 있다.

노는 때에는 즐거운데 교실에 들어오면 더 놀고싶다.



그때 엄마는


그래, 너희들끼리 노는 아지트 놀이터가 있었구나.

그런데 우물가라니? 학교에 우물이 있었나?

아무튼 엄마는 8-9평이라고 하니까 단박에 송파구에 살던 작은 아파트가 떠오르네.

희한하게도 우리가 다니던 송파 도서관 내부는 생각이 나는데,

그 집이 몇 층이었는지 방 구조는 어땠는지 아무 기억이 없네.

희담이는 8-9평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어림잡았지?




2004. 10. 6. 수요일 날씨: 해 그림

오늘 일어난 시간은? 7시00분 / 어제 잠든 시간은? 10시


제목: 내가 만든 장난감

나는 노트북을 만들었다.

친구들은 두어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악어 아니면 포크레인이다.

혜정이는 내 것이 신기하다며 노트북을 가지고 놀아도 되냐고 물어 봤다. 1~2분쯤 내가 교실에 들어갔다 다시 나오니까 혜정이가 “내가 CD를 만들었다”면서 색종이를 팔랑팔랑 흔들었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는데 노트북을 'ㄴ'모양으로 세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때 엄마는


아, ‘ㄴ자’ 그게 핵심이지.

일기 그림을 보니 운동장에서 모래로 만들었나봐.

그러니 ‘ㄴ자’ 기술이 쉽지 않았겠지.

요즘엔 휴대폰도 ㄴ모양으로 접히는 게 있던데.

그때 잘하면 희담이도 스타트업 창업 한번 노려볼 수 있었는데. 진짜 아쉽네.

월, 수 연재
이전 09화[그림일기 1학년](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