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빗소리에 잠긴 고요” 여름에 더 아름다워지는 수선사

by 트립젠드

지리산 끝자락에서 고요히 머무는 하루
산청 수선사 템플스테이

batch_%EC%88%98%EC%84%A0%EC%82%AC_%EC%82%B0%EC%B2%AD%EA%B5%B0-1024x576.jpg

출처 : 산청군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웅석봉로154번길 102-23, 지리산 동남쪽 끝자락 웅석봉 기슭에 자리한 수선사는 그리 크지도, 오래된 문화재가 있는 절도 아니다.


그러나 울창한 소나무와 잣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이 조용한 산사에는 묘한 평온함이 감돈다. 정갈한 기와지붕 아래 자리한 단정한 법당과, 연못 위에 놓인 너도밤나무 다리는 비 오는 날 더욱 운치 있게 다가온다.


여름철이면 연못에 떠오른 연잎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고요한 물결을 만들고, 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씻기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batch_%EC%88%98%EC%84%A0%EC%82%AC_%EC%82%B0%EC%B2%AD%EA%B5%B0-%ED%8E%98%EC%9D%B4%EC%8A%A4%EB%B6%81-1024x576.jpg

출처 : 산청군 페이스북


수선사는 아직 창건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주지 여경 스님의 원력으로 시작된 이 도량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공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왕봉이 멀리 병풍처럼 둘러싸고, 절 앞으로는 정수산과 황매산이 펼쳐져 있어 어느 계절이든 절경을 자랑한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이 절의 고요한 분위기가 더욱 깊어져, 한번 다녀간 사람이라면 어느 순간 불현듯 다시 떠오르게 되는 그런 장소가 된다.


이곳의 대표적인 체험은 템플스테이다. ‘내 마음 바라보기’라는 이름의 휴식형 프로그램은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으로 운영되며, 참선 명상, 108배 예불, 스님과의 자담, 산사 포행 등을 통해 일상을 내려놓고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batch_%EC%88%98%EC%84%A0%EC%82%AC_%EC%82%B0%EC%B2%AD%EA%B5%B0-%ED%8E%98%EC%9D%B4%EC%8A%A4%EB%B6%81-3-1024x576.jpg

출처 : 산청군 페이스북


초·중·고 학생, 회사 및 단체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가족 단위 참여자에게는 ‘가족형 템플스테이’도 제공된다.


참가비는 일반 1인 15만원, 중·고생 13만원, 초등학생 10만원이며, 조식과 석식이 포함된다.


또한 자연 속에서의 노동 수행인 ‘운력’도 체험할 수 있다. 나무 사이를 거닐며 자연을 마주하는 포행은 도시 생활로 지친 심신을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절제된 산사의 규칙 속에서 보내는 하루는 오히려 더 큰 자유로움과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준다. 준비물은 여벌의 옷, 세면도구, 편안한 신발과 수건 등이며, 모든 참가자는 사전 예약 후 참여할 수 있다.


batch_%EC%88%98%EC%84%A0%EC%82%AC_%EC%82%B0%EC%B2%AD%EA%B5%B0-%ED%8E%98%EC%9D%B4%EC%8A%A4%EB%B6%81-2-1024x576.jpg

출처 : 산청군 페이스북


보물이 없어도 마음을 울리는 절, 수선사는 그런 곳이다. 여름 장마철,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이곳에서 비와 함께 마음도 씻어보는 건 어떨까.


물기 머금은 연잎과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멈춰 서면, 사찰 전체를 감싸던 금빛 기운처럼 스스로를 감싸는 따뜻한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바다 위에 숨겨진 곳" 하루 두 번 열리는 환상의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