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네스코마저 감탄”… 전설과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

by 트립젠드

숨어 있는 절경의 강줄기
자연이 빚은 계곡과 전설의 흔적
신비로움을 간직한 변산의 구곡

batch_a%EB%B4%89%EB%9E%98%EA%B5%AC%EA%B3%A1_%EA%B3%B5%EA%B3%B5%EB%88%84%EB%A6%AC_%EC%A0%9C3%EC%9C%A0%ED%98%95-1024x681.jpg

출처: 한국관광콘텐츠랩 한국관광공사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숲속 계곡이 있다. 바위 위에 새겨진 이름 하나가 이곳을 ‘봉래구곡’이라 부르게 했고, 물줄기는 아홉 번 굽이치며 전설 같은 절경을 만들어냈다.


누가 새겼는지도 모를 글씨, 모습을 감춘 여섯 번째 이후의 곡, 그리고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진 폭포와 포트홀. 유네스코도 주목한 이 신비로운 구곡은 지금도 자연의 비밀을 품고 조용히 흐르고 있다.


봉래구곡은 내변산 신선대의 ‘신선샘’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직소폭포를 지나 해창으로 흘러들며 형성된 계곡이다.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제1곡 대소부터 제9곡 암지까지 총 아홉 곳의 절경이 이어지며, 각각 독특한 형상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batch_a%EA%B5%BD%EC%9D%B4%EA%B5%BD%EC%9D%B4-%EC%9D%B4%EC%96%B4%EC%A7%84-%EC%8B%A0%EB%B9%84%EC%9D%98-%EC%88%B2-%EB%B6%80%EC%95%88-%EB%B4%89%EB%9E%98%EA%B5%AC%EA%B3%A15_1_%EA%B3%B5%EA%B3%B5%EB%88%84%EB%A6%AC_%EC%A0%9C4%EC%9C%A0%ED%98%95-1024x683.jpg

출처: 한국관광콘텐츠랩 한국관광공사 (저작권자 박산하 여행작가)


그 중심이 되는 제5곡 ‘봉래곡’에는 넓은 바위 위에 ‘봉래구곡’이라는 글씨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이 글씨로 인해 전체 계곡의 이름이 봉래구곡으로 불리게 되었다. 바위 옆에는 ‘김철곤’이라는 이름도 새겨져 있지만, 정확한 유래나 주인공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조선시대 실상사에 머물던 효령대군을 찾아온 양령대군이 이곳의 아름다움에 감탄해 글을 새겼다는 전주이씨 족보 속 설화도 있다.


역사적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그만큼 이 계곡이 오랜 세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던 장소였음을 보여준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직소폭포와 포트홀의 비경

봉래구곡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은 제2곡 직소폭포다. 약 22.5m 절벽에서 우렁차게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며, 폭포 아래 깊고 둥근 소는 ‘실상용추’라 불릴 만큼 전설과 신비를 품고 있다.


batch_a%EA%B5%BD%EC%9D%B4%EA%B5%BD%EC%9D%B4-%EC%9D%B4%EC%96%B4%EC%A7%84-%EC%8B%A0%EB%B9%84%EC%9D%98-%EC%88%B2-%EB%B6%80%EC%95%88-%EB%B4%89%EB%9E%98%EA%B5%AC%EA%B3%A15_6_%EA%B3%B5%EA%B3%B5%EB%88%84%EB%A6%AC_%EC%A0%9C4%EC%9C%A0%ED%98%95-1024x683.jpg

출처: 한국관광콘텐츠랩 한국관광공사 (저작권자 박산하 여행작가)


이 물길은 이후로도 다채로운 풍경을 빚어낸다. 제3곡 분옥담과 제4곡 선녀탕은 항아리 모양의 포트홀 지형으로, 자연의 조각이 이룬 깊고 맑은 물웅덩이다. 제5곡 봉래곡에서는 절벽과 바위, 숲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떠올리게 한다.


산책로는 자생식물관찰원과 실상사 터를 지나 봉래곡까지 약 왕복 2시간 거리로 조성되어 있다.


다만 6곡부터 9곡까지는 1996년 부안댐 완공 이후 수몰되어 현재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홉 곡의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온전히 남아 있다.


바다의 풍경까지 품은 변산의 자연

봉래구곡이 산속의 신비를 품었다면, 변산반도의 해안은 또 다른 매력을 제공한다. 변산해수욕장은 곱디 고운 모래와 맑은 바닷물로 여름철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batch_aGettyImages-a12272228-1024x576.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봉래구곡)


해안을 따라가다 보면 천연 기암괴석이 드러난 채석강이 모습을 드러낸다. 백악기 시대 퇴적암이 바닷물에 침식되어 형성된 이곳은 해질 무렵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외에도 곰소염전은 전통 방식으로 천일염을 생산하는 곳으로, 염전 위에 비친 노을과 고즈넉한 소금 창고 풍경이 여행객의 발길을 붙든다.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는 변산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며, 내변산의 산세와 서해안의 수평선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계곡과 바다,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부안 봉래구곡. 그 속에서 한국 자연의 깊은 숨결과 신비로움을 만나볼 수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숨겨진 꽃의 왕국” SNS에서 난리 난 그 수국 성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