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관광공사 (포항 하옥계곡)
한여름의 태양이 거세게 내려꽂히는 날, 바다도 좋지만 왠지 모르게 더 조용하고 깊은 자연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이럴 땐 깊은 산속 어딘가, 소리 없이 흐르는 계곡이 떠오른다. 바위 사이를 타고 흐르는 차가운 물줄기, 짙은 숲이 드리운 그늘 아래서 여행자는 마치 오랜 벗을 만난 듯한 위안을 느낀다.
그 계곡이 바로 경북 포항 최북단, 북구 죽장면에 위치한 하옥계곡이다.
시내의 번잡함을 떠나 굽이진 죽장로를 따라가다 보면 ‘여기까지 내가 왜 왔을까’ 싶다가도, 도착 순간 그런 생각이 말끔히 사라진다.
물속이 속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하고, 그 위를 흐르는 바람은 소리 없이 몸과 마음을 식혀준다.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계곡물은 사계절 내내 맑고 차가우며, 여름이면 이 청량한 물살에 몸을 맡기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하옥계곡은 동대산과 내연산, 향로봉, 매봉, 삿갓봉의 서쪽 사면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들이 모여 형성됐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포항 하옥계곡)
웅장한 산들이 병풍처럼 계곡을 에워싸고 있어, 자연스럽게 도시의 소음이 차단되고 오직 계곡의 물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린다.
계곡물은 낮은 수심부터 깊은 소까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어린아이들도 얕은 곳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지만, 깊은 곳도 존재하기에 반드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물속에서는 작은 송사리 떼가 유유히 지나가고, 스노클링을 즐기면 자연 그대로의 수중 생태를 경험할 수 있다. 그만큼 이곳은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과 생명력이 살아 있는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하옥계곡은 취사가 가능한 곳으로, 노지 캠핑이나 백패킹을 즐기는 캠퍼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계곡 옆 평탄한 자리에 텐트를 치고, 저녁이면 불을 지피고 고기를 굽는 풍경은 이곳만의 여름 그림이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포항 하옥계곡)
단, 캠핑을 즐긴 후에는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이 계곡을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연산과 연결된 산림욕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트레킹을 따라 숲속을 걷다 보면 쏟아지는 피톤치드와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싼다.
도심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기에는 이만한 자연도 드물다.
하옥계곡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어 있어, 여름뿐 아니라 봄, 가을, 겨울에도 각 계절의 색을 머금은 풍경을 볼 수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차량 접근도 가능하다. 다만 대중교통편은 부족한 편이기 때문에 자가용 이용이 편리하다.
자세한 정보는 포항시 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계곡과 관련한 문의는 포항시 북구청 관광부서(054-240-7670)로 가능하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포항 하옥계곡)
하옥계곡은 쉽게 닿을 수 없는 만큼, 그 특별함은 더 깊다.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고 대중교통은 불편하지만, 그 덕분에 계곡은 사람 손을 덜 타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다.
소문난 명소들처럼 북적이지 않고, 여유와 고요를 안겨주는 이곳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쉼’에 몰두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상적인 목적지다.
한여름 더위를 피해, 에메랄드빛 계곡에서 흘러가는 물처럼 잠시 멈추고 싶은 당신에게 하옥계곡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