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울에서 1시간, 발 담그면 ‘시간이 멈추는’ 계곡

by 트립젠드

물 맑고 한적해 가족 나들이 제격
계곡물 따라 시원한 바람이 스친다
도심 가까운 곳 작은 피서지

batch_a%EB%AC%B5%EB%A6%AC%EA%B3%84%EA%B3%A1-7_%EA%B3%B5%EA%B3%B5%EB%88%84%EB%A6%AC_%EC%A0%9C3%EC%9C%A0%ED%98%95-1-1024x682.jpg

출처: 한국관광공사 (묵리계곡, 저작권자 여행노트 이기형)


이름을 따로 내건 간판도 없고, 누구나 찾는 명소로 알려진 것도 아니지만 여름이면 이곳을 향한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화려한 관광지가 아님에도 조용한 입소문으로만 알려진 이 계곡, 그래서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바로 경기도 용인시 이동읍 묵리 마을을 따라 흐르는 하천이다.


공식 명칭은 ‘용덕사천’. 묵리에서 시작해 용덕저수지를 지나 송정천으로 이어지는 지방하천이지만, 계곡처럼 발을 담그기 좋은 풍경 탓에 사람들 사이에선 ‘묵리계곡’이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다.


지도에 ‘묵리계곡’이라는 이름은 따로 나오지 않지만, ‘묵2리(굴암)’ 정류장을 중심으로 하천이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쉼터가 형성된다. 안내판이나 정비된 데크 없이 길 따라 펼쳐진 물가 풍경이 오히려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도로 따라 펼쳐진 ‘진짜 계곡’의 얼굴

이곳이 진짜 ‘깨끗한 물’로 입소문을 타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물이 맑기로 소문이 자자한 데다,


batch_a%EB%AC%B5%EB%A6%AC%EA%B3%84%EA%B3%A1-14_%EA%B3%B5%EA%B3%B5%EB%88%84%EB%A6%AC_%EC%A0%9C3%EC%9C%A0%ED%98%95-1024x682.jpg

출처: 한국관광공사 (묵리계곡, 저작권자 여행노트 이기형)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와 다슬기까지 발견된다는 점은 그 청정도를 증명한다. 투명한 물 아래로 자갈이 들여다보일 만큼 맑고, 도로를 따라 흘러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발 담그기 좋은 계곡’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묵리계곡의 특별한 점은 숲 깊숙이 숨어 있는 게 아니라 마을과 도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펼쳐진다는 것이다.


별도의 주차장이나 데크는 없고, 화장실도 공식적으로 갖춰진 곳은 없지만 근처 ‘신원낚시터’ 정류장 인근에 공중화장실이 하나 있어 이용이 가능하다.


정식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조용히 물소리 들으며 쉬고 싶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더 매력적인 조건이 된다.


지도에는 없지만, 마음에는 오래 남는

묵리계곡은 지도 앱에도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찾아가려면 ‘묵2리(굴암)’ 정류장을 목적지로 찍는 게 정확하다.


batch_a%EB%AC%B5%EB%A6%AC%EA%B3%84%EA%B3%A1-10_%EA%B3%B5%EA%B3%B5%EB%88%84%EB%A6%AC_%EC%A0%9C3%EC%9C%A0%ED%98%95-1024x682.jpg

출처: 한국관광공사 (묵리계곡, 저작권자 여행노트 이기형)


정류장 주변 도로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거나 걸어가다 보면, 각자의 감각에 따라 ‘여기다’ 싶은 명당이 눈에 들어온다. 명확한 입구가 없어 오히려 그 자유로움이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근처에는 소박하면서도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곳곳에 숨어 있고, 계곡을 끼고 자리한 펜션들도 있어 하루쯤 묵어가기에도 좋다.


그리 크지 않은 계곡이지만, 발 담그고 앉아 물 흐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마음속 피로도 함께 씻겨 내려간다.


그리고 이곳에는 조용한 역사도 흐른다.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박해를 피해 밤마다 조심스레 활동했던 ‘청년 김대건길’이 계곡 일대를 지나간다.


물소리 너머로 오랜 시간의 발자취가 함께 묻어나며,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한 편의 이야기처럼 머물게 한다.


자연과 역사, 그리고 여유까지

묵리계곡 인근에는 한화리조트 용인 베잔송, 한국민속촌, 에버랜드, 용인농촌테마파크, 세계문화유산 융건릉, 물향기수목원 등 다양한 관광지들이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batch_a%EB%AC%B5%EB%A6%AC%EA%B3%84%EA%B3%A1-9_%EA%B3%B5%EA%B3%B5%EB%88%84%EB%A6%AC_%EC%A0%9C3%EC%9C%A0%ED%98%95-1024x688.jpg

출처: 한국관광공사 (묵리계곡, 저작권자 여행노트 이기형)


계곡에서 더위를 식힌 뒤 하루 일정으로 주변 명소를 둘러보기에 적당하다.


묵리계곡은 입장료도 없고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돼 있어, 준비물 몇 개만 챙기면 바로 떠날 수 있는 ‘가벼운 피서지’다. 주소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이원로433번길 5-6’, 문의는 용인시 관광과(031-6193-2068)에서 가능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꾸밈 없는 자연, 이름은 없어도 마음엔 오래 남는 물소리. 올여름, 지도엔 없지만 기억에 남을 피서를 원한다면 묵리계곡을 찾아가보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발만 담갔는데 전율... 여름 끝판왕 계곡 여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