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년간 봄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장소. 가평 청평면에 자리한 한 연구소 내부는 울타리 너머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일반인에겐 철저히 닫힌 공간이었다.
눈앞에 두고도 결코 다가갈 수 없었던, 상상 속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 장면이 더는 상상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해 처음 일반에 문을 연 이 비밀의 길이, 2025년 4월 다시 열린다. 단 2주 동안, 봄이 가장 화려한 시기에만.
이번에 개방되는 장소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 위치한 ‘옛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다.
이곳은 1949년 ‘중앙수산시험장 청평양어장’으로 출발해 수십 년간 연구기관으로 활용되며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 왔다.
내부에는 작은 저수지를 중심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그 둘레를 따라 벚꽃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매년 4월이 되면 분홍빛 꽃잎이 만개하며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내지만, 늘 울타리 너머에서만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연구소가 2021년 충남 금산으로 이전하면서 이야기가 바뀌었다.
지역 주민들과 여행객들의 꾸준한 요청 끝에, 2023년 처음으로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개방되었고, 올해에도 다시 문을 여는 것이다.
가평군은 2025년 4월 5일부터 18일까지 14일간 이 공간을 임시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개방 기간 동안 방문객들은 연구소 내 저수지 주변 산책로를 자유롭게 거닐며 벚꽃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방문객 편의를 위해 청평면 제2공영주차장을 2시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주말과 평일 모두 상시 개방되며, 별도 예약 없이도 방문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출처: 가평군
벚꽃놀이 명소가 넘쳐나는 4월이지만, 이렇게 조용하고 깊이 있는 풍경은 흔치 않다.
사진 작가들 사이에서도 이미 입소문이 퍼졌고, ‘사람 몰리기 전에 다녀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벚꽃이 절정에 이르는 4월 초순에서 중순. 가평은 연인,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1인 여행자들에게도 좋은 선택지다. 청평호 주변 드라이브 코스, 남이섬과 이어지는 여행 동선도 인기다.
특히 이번 임시 개방지는 벚꽃뿐 아니라 조용한 호숫가와 고즈넉한 산책로가 어우러져 있어, 꽃보다 사람을 더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제격이다.
단순한 ‘벚꽃 명소’ 이상의 무언가를 품은 장소. 70년 만에 열린 철문 너머, 그토록 보고 싶던 풍경이 지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