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송광사)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안길 100에 자리한 송광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함께 한국의 삼보사찰로 꼽히는 유서 깊은 고찰이다.
삼보사찰이란 불교의 근본 가치를 담은 법보·불보·승보를 각각 상징하는 사찰을 의미하는데, 송광사는 이 중 ‘승보사찰’로 불린다.
이는 고려 중기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이곳에서 정혜결사를 일으켜 한국 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하고, 이후 무려 16명의 국사를 배출하면서 불교 승맥의 근본 도량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송광사)
송광사는 본래 신라 말 혜린선사가 작은 암자를 세워 ‘길상사’라 부른 데서 시작되었다. 이후 지눌스님이 9년에 걸친 중창불사를 통해 사찰을 확장하며 오늘날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송광사는 참선과 수행 중심의 선종사찰로 변모했고, 이후 수많은 고승들이 머물며 한국 불교사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정유재란과 19세기의 대화재, 한국전쟁 등 숱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8차례의 대대적인 중창불사 끝에 오늘날과 같은 위용을 이어오고 있다.
사찰 경내에는 약 80여 동의 건물이 남아 있으며, 한국 불교 문화재의 보고로 불릴 만큼 다양한 문화유산이 보존돼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송광사)
국보로는 목조삼존불감(국보 제42호), 고려 고종제서(국보 제43호), 국사전(국보 제56호)이 전해지고, 보물로는 금동요령, 하사당, 소조사천왕상 등 다수가 지정돼 있다.
이외에도 총 8천여 점에 달하는 불교 문화재가 남아 있어 불자뿐 아니라 역사와 건축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준다. 특히 국사전은 역대 국사들의 진영을 봉안한 공간으로, 한국 불교사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송광사는 천연기념물도 품고 있다. 사찰 앞마당에는 수백 년의 세월을 간직한 쌍향수가 자리하고 있어, 고찰의 운치를 더한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승보전과 지장전이 배치된 사찰 구조는 장엄하면서도 균형 잡힌 기상을 자랑하며, 전각마다 피어오르는 향과 은은한 목탁 소리, 스님들의 독경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송광사)
송광사가 위치한 조계산(884.3m) 일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조계산은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 폭포와 약수 등 풍부한 자연 경관을 지니고 있다.
특히 송광사에서 시작해 선암사로 이어지는 산행 코스는 순천의 대표적인 탐방길로, 문화와 자연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명소다.
여름철에는 숲 그늘 속에서 시원한 계곡을 따라 걷는 즐거움이 있고,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든 산길이 장관을 이룬다.
천 년의 불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송광사는 단순한 사찰을 넘어 한국 불교와 문화의 산실로 자리하고 있다. 사찰 곳곳을 거닐다 보면 역사와 수행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어, 방문객들은 누구나 시간의 깊이를 체험하게 된다.
조계산의 자연 품 안에서 고즈넉한 산사를 찾는다면, 송광사는 그 자체로 오래도록 기억될 여행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