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함께 앉는 자리, 이 정자에선 풍경이 다르다
동해 절벽 위에 자리한 숨은 일출 명소
천학정
출처 : 고성군 (천학정)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천학정길 10에 자리한 천학정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세워져 있어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풍경을 온전히 품은 정자이다.
청간정이 널리 알려진 고성의 대표 정자라면, 천학정은 조금 더 아담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동해의 매력을 담아내는 곳으로, 교암리라는 작은 마을 언덕 위에 소박하게 자리한다.
정자에 오르는 길은 오르막이지만 그리 길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고, 다섯 분 남짓이면 바다와 맞닿은 정자를 만날 수 있다.
출처 : 고성군 (천학정)
1931년 지방 유지들이 힘을 모아 세운 천학정은 정면 2칸, 측면 2칸의 단층 팔각지붕 구조로, 정자 안에는 ‘천학정기’와 ‘천학정 시판’이 걸려 있다.
정자의 이름은 하늘과 바다가 거울처럼 비친다는 의미의 ‘상하천광’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누각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지평선을 바라보면,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정자 주변에는 100년 이상 된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으며, 솔향기와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그 자체로 힐링의 공간이 된다.
천학정은 특히 일출 명소로 유명하다. 해송 사이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은 마치 천지가 새롭게 열리는 듯한 장엄함을 전한다. 일출 명소로 손꼽히는 낙산사 의상대나 정동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다.
출처 : 고성군 (천학정)
해안 절벽 위에 세워진 천학정의 위치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더욱 극적이며, 바다와 맞닿은 기암괴석들이 함께 어우러져 빼어난 장관을 연출한다. 고성 주민들이 일출 명승지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정자에서 내려다보면 인근 문암리 포구와 능파대가 가까이 보인다. 문암포구는 작은 어촌의 정취가 남아 있는 곳으로, 파도에 깎인 바위가 바다로 길게 뻗어 나간 모습이 인상적이다. 능파대 위에서 맞이하는 일출 또한 고즈넉하면서도 웅장하다.
여름철에는 인근 문암해수욕장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고, 마을의 식당에서는 신선한 물회와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송림에 둘러싸인 천학정은 고성의 숨은 보물 같은 명소이다. 기암절벽과 바다가 맞닿은 천하절경 속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다.
출처 : 고성군 (천학정)
많은 관광객들이 청간정에 이어 찾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직접 발길을 옮겨 바라본 천학정의 풍경은 사진이나 글로 전해지는 모습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아름답다.
동해의 진면목을 경험하고 싶다면, 천학정은 빼놓지 말아야 할 여행지다. 올해 동해 바다의 풍경를 보며, 근사한 일몰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면 천학정을 방문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