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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길” 눈앞이 확 트이는 해안

by 트립젠드

남쪽 바다 품은 섬 거금도
둘레길 따라 걷는 일곱 풍경
무료로 즐기는 다도해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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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흥 거금도)


남쪽 끝 바다에 몸을 기대듯 자리한 한 섬이 있다. 바다 위에 푸른 능선이 이어지고, 붉은 저녁 노을이 수평선을 물들이는 풍경이 천천히 펼쳐진다.


이곳을 걷다 보면 바람이 바다의 냄새를 실어 나르고, 작은 마을들이 오롯이 시간의 흔적을 품어낸다.


멀리서 바라보던 섬이지만, 발을 내딛는 순간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 섬의 진짜 이야기는 천천히 걸어야만 비로소 다가온다.


고흥 앞바다에 떠 있는 섬, 거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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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흥 거금도)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에 속한 거금도는 다도해의 한가운데 자리한 크고 넉넉한 섬이다.


예부터 절이도라 불리며 목장이 있던 곳이었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러 행정 구역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이어졌다.


섬의 최고봉은 적대봉으로, 높이 400m 안팎의 산지가 섬의 중추를 이룬다. 그러나 서쪽과 북쪽은 완만하게 이어지는 구릉 지형으로, 부드러운 산세가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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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고흥 거금도,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해안은 대부분 모래가 쌓여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지만, 돌출된 곳에는 바위 절벽과 파도가 만든 해식애가 발달해 있다.


걷는 이에게는 고요한 바다와 웅장한 해안선이 번갈아 나타나며 색다른 장면을 선물한다.


자동차로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도 잘 조성돼 있어,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기며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제격이다.


일곱 빛깔로 펼쳐지는 거금도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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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흥 거금도)


거금도의 진면목은 해안을 따라 이어진 둘레길에서 드러난다. 총 46km가 넘는 길이 일곱 개의 코스로 나뉘어 있으며, 각 구간마다 서로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첫 번째 구간인 ‘붉은 노을길’은 저녁 무렵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장관으로 이름값을 한다. 소나무 숲 사이로 바닷바람이 스며드는 ‘솔갯 내음길’에서는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또한 ‘바다 모자이크길’과 ‘섬고래길’은 푸른 바다와 작은 어촌마을이 어우러져 정겨운 풍경을 전한다. 중간쯤 다다르면 ‘월포 허리길’이 이어지는데, 흙길과 산길이 교차하며 조금은 모험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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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고흥 거금도,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두둥실길’에서는 날씨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바다의 표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마지막 구간인 ‘레슬러의 길’은 비교적 편안해 누구나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각 코스는 시간과 체력에 맞춰 선택할 수 있어, 하루만 둘러봐도 좋고 며칠 머물며 여유롭게 모두 걸어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무엇보다 이 모든 길은 상시 개방돼 있으며, 입장료가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여행의 문턱을 낮춰준다.


드라이브와 걷기, 두 가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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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고흥 거금도,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바다와 나란히 이어진 길 위를 달리면, 창 너머로 펼쳐지는 파도와 햇살이 끊임없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거금도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열린 섬이다. 연중무휴로 방문객을 맞이하며, 주차 시설도 갖춰져 있어 편리하다.


해안 풍경과 둘레길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풍광, 그리고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료 입장이 더해져, 이곳은 여행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남쪽 끝에서 만나는 거금도의 풍경은 단순한 섬 여행을 넘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특별한 여정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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