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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의 숨은 절경” 사성암, 천년의 고찰이 품은 풍경

by 트립젠드

절벽 위에 세운 고즈넉한 암자
지리산 능선과 섬진강이 한눈에
천년 세월을 품은 사성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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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남 구례 사성암)


깊은 산길을 오르다 보면 시선을 멈추게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나지막한 숲길이 끝나는 지점, 돌과 나무가 맞닿은 곳에 고요한 풍경이 펼쳐진다.


절벽 사이로 몸을 숨기듯 자리한 건물이 눈에 들어오고, 그 아래로는 강과 마을, 그리고 산 능선이 겹겹이 이어진다.


오래전 누군가의 발길이 머물렀을 이 자리에서, 오늘의 여행자는 천천히 세월의 숨결을 느끼게 된다. 이곳이 바로 구례의 사성암이다.


천년 고찰, 바위 위의 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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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남 구례 사성암)


사성암은 구례읍에서 남쪽으로 불과 2킬로미터 떨어진 오산 정상에 자리한다. 원래는 오산암이라 불렸으나, 성왕 22년인 6세기 중반 연기조사가 터를 잡으며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 의상대사 네 명의 고승이 이곳에서 수행한 인연으로 오늘날의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암자의 풍경은 자연과 인공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높이 스무 미터 바위 틈에 약사전이 마치 바위에 끼워 넣은 듯 들어서 있으며, 건물과 계단이 절벽과 이어져 독특한 형태를 이룬다.


약사전 안쪽 암벽에는 마애여래입상이 새겨져 있는데,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그린 자취라 한다. 믿음과 전설이 깃든 흔적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신비로움을 간직한다.


섬진강과 지리산을 품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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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남 구례 사성암)


사성암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전망이다. 약사전 앞에 서면 발아래로 섬진강이 굽이치며 흐르고, 멀리 지리산의 능선이 층층이 펼쳐진다.


구례읍 전경까지 한눈에 담기니, 이곳이 예로부터 명승지로 불렸던 까닭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곳은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SBS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와 영화 <군도>가 이곳에서 주요 장면을 담았다.


웅장한 자연 풍광과 암자가 어우러진 장면은 스크린과 화면 속에서도 깊은 울림을 전했다. 실제로 찾은 여행자에게는 화면을 넘어서는 현장감이 주어진다.


사성암을 찾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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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남 구례 사성암)


사성암은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으나,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이용에 불편이 따르기도 한다. 때문에 많은 방문객들은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주차장 인근 매표소에서 왕복권을 구입할 수 있으며, 성인은 3,400원, 만 13세 이하 아동은 2,800원으로 비교적 부담 없는 비용이다.


암자 내부에는 공양각, 지장전, 유리광전, 산왕전, 나한전 등 다양한 전각이 자리해 있어 천천히 둘러보기에 좋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연중 휴일이 없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한적함 속에서 누리는 특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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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남 구례 사성암)


사성암은 화려한 시설이나 번잡한 인파와는 거리가 멀다. 자연과 어우러진 절집, 그리고 그 속에서 마주하는 고요함이 여행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운다.


바위와 숲이 감싸는 암자는 마치 시간을 멈추게 하고, 그 위에서 바라보는 섬진강과 지리산 능선은 말없이 웅장한 울림을 전한다.


무엇보다 사성암은 입장료 없이 누구나 편히 들를 수 있는 공간이다. 한적한 여행지를 찾는 이들에게, 오래된 전설과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머무는 순간 자체가 특별한 선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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