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동이면 유채꽃밭)
꽃 구경도 돈이 드는 시대, 다음 달엔 돈 걱정 없이 노란 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열린다. 충북 옥천의 금강 친수공원이 그 주인공이다.
옥천군은 최근, 기후 악화로 인해 유채꽃 생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는 5월 중순 ‘지용제’ 기간 동안 유채꽃밭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금강 따라 펼쳐진 노란 물결은 올해도 변함없이 봄을 알릴 예정이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 금암리. 이곳 금강 친수공원은 매년 봄, 유채꽃으로 가득한 풍경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해왔다.
약 8만 3천 제곱미터, 축구장 4개를 합친 크기의 유채꽃밭이 금강의 시원한 물줄기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유채꽃 단지는 2019년부터 지역 주민과 행정이 함께 조성해온 결과물이다. 첫 개방 해인 2020년에는 무려 10만 명이 찾으며 단숨에 옥천의 대표 봄 명소로 떠올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동이면 유채꽃밭)
가족 단위 나들이객을 위한 산책로, 쉼터, 주차장 등도 잘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과 편의성 모두 뛰어난 장소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계속된 기후 변화는 유채꽃 생육에도 타격을 줬다. 지난해 가을 뿌린 종자가 한파에 얼어 죽은 데 이어, 올해 파종한 씨앗들 역시 날씨 불안정으로 고르게 자라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옥천군과 축제 추진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향수옥천 유채꽃 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꽃밭만큼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유채꽃을 직접 볼 수 있는 시점은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제38회 지용제’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꽃밭은 전면 무료 개방되며, 방문객들은 자유롭게 꽃밭을 거닐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옥천군은 자연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농산물 체험과 판매 부스 운영 등 머무르는 여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채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동이면 유채꽃밭)
봄꽃 축제가 매년 제때 열릴 수 있을까. 최근 기후 변화는 전국 곳곳의 봄꽃 축제 일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개화 시기가 불안정해지면서 행사 취소나 축소는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옥천군도 이에 대응해 보리, 메밀 등 유채꽃 외 품종을 활용한 새로운 봄 축제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단순한 꽃놀이가 아니라, 기후 변화에 적응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관광 자원을 만들려는 시도다.
꽃은 늘 같은 자리에 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역의 노력이 올해도 옅은 노란색 유채꽃 속에 담겨 있다.
다가오는 5월, 돈 들이지 않고 봄의 절정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옥천 금강 친수공원이 그 해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