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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보다 한적한 가을섬, 가평 자라섬의 압도적 풍경

by 트립젠드

가을 정취 가득한 섬 여행
서울 근교에서 즐기는 꽃과 단풍
걷기 좋은 한적한 생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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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가평 자라섬)


바람 끝이 서늘해지는 계절, 도시의 분주함을 벗어나 잠시 머물고 싶은 순간이 있다.


강가를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억새가 일렁이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천천히 흩날릴 때, 그 길 끝에서 고요히 머무는 섬 하나가 있다.


차를 세워 두고 걸음을 옮기면 들려오는 건 새소리와 물살의 잔잔한 울림뿐이다. 시간을 천천히 누릴 수 있는 곳, 바로 그곳에서 가을은 한층 짙게 물든다.


북한강 위에 피어난 생태섬, 자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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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가평 자라섬)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에 자리한 자라섬은 청평댐이 완공되며 북한강 위에 형성된 인공섬이다.


이름처럼 자라가 엎드린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자라섬’이라 불리며, 남이섬과는 불과 800미터 남짓 떨어져 있다. 섬은 동도, 서도, 중도, 남도 네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다.


서도에는 넓은 오토캠핑장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중도에는 100미터가 넘는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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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가평 자라섬)


이곳은 봄에는 꽃과 풀의 향기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들어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공간이다. 캠핑장 서쪽에는 온실식물원 ‘이화원’이 자리해 자연 속에서 휴식과 배움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자라섬은 해마다 열리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로도 유명하다. 음악이 흐르는 섬, 그 분위기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축제 기간 외에도 자라섬은 언제나 열려 있으며, 별도의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서울 근교의 쉼, 사계절 머물기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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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가평 자라섬)


자라섬은 배를 타지 않아도 접근이 용이하다. 차량으로도, 걸어서도 쉽게 닿을 수 있어 뚜벅이 여행객에게도 부담이 없다.


섬 내부는 완만한 지형으로 이어져 휠체어나 유모차도 이동이 편리하다. 주차장은 700대 가까운 차량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무료 개방’이다. 연중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언제 찾아도 좋으며,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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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가평 자라섬)


봄에는 벚꽃길이, 여름에는 초록빛 잔디와 강바람이,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겨울에는 고요한 설경이 기다리고 있다.


가을철에는 ‘자라섬 꽃 페스타’가 열려 형형색색의 꽃길이 조성된다. 축제 기간에는 소정의 입장료가 부과되지만, 방문객에게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일부 금액이 환급되어 부담이 적다.


꽃밭 사이를 거닐다 보면 강 건너로 남이섬이 보이고,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이 수면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자연이 들려주는 계절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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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가평 자라섬)


섬의 중심을 걷다 보면 도시의 소음이 잦아들고, 대신 새소리와 강물의 잔잔한 리듬이 귀를 채운다.


생태문화공원 곳곳에는 황톳길과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여유롭게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중도의 잔디광장은 아이들과 함께 뛰놀기 좋고, 어르신들에게는 편안한 산책 코스로 손꼽힌다.


자라섬을 찾은 한 방문객은 “남이섬보다 조용하고, 강가 풍경이 훨씬 여유롭다”고 전했다. 실제로 주말에도 붐비지 않아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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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가평 자라섬)


캠핑을 하지 않아도 카페 ‘자라나루’에서 차 한잔하며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정이 된다.


자라섬은 화려한 볼거리보다 자연의 시간에 귀 기울이는 여행지다. 북적이지 않는 산책길, 강 위를 비추는 노을빛, 그리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공원 풍경 속에서 마음의 속도를 잠시 늦출 수 있다.


가평의 자라섬은 서울에서 멀지 않지만, 그 고요함만큼은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다.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는 이 섬은 오늘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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