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가평, 강원 화천 화악산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한 계절이 다른 계절로 넘어가는 순간에는 산이 가장 먼저 변화를 드러낸다. 능선 사이로 스며드는 색감은 말없이 깊어지고, 바람은 이변을 예고하듯 결을 달리한다.
이곳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나무 사이로 스치는 빛만으로도 가을이 어디쯤 와 있는지 짐작하게 된다.
길 짧은 산행이라도 자연의 흐름은 분명하게 느껴져, 발걸음은 어느덧 더디게 머물게 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가평, 강원 화천 화악산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화천과 가평의 경계에 선 화악산은 매봉과 중봉을 나란히 두고 있어 삼형제봉이라 불린다.
군사지역이 인접해 일부 구간은 출입이 제한되지만, 허용된 길만 따라도 가을 산의 다채로운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중봉 방향은 비교적 탐방로가 잘 정비된 편이라 시니어 독자들이 선호하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가평, 강원 화천 화악산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단풍이 번지는 시기가 오면 봉우리 아래 삼일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색채가 능선에 조용히 쌓여 풍경의 밀도가 짙어진다.
촛대처럼 솟은 바위 끝에 소나무가 자리한 촛대바위 역시 이 계절에 더욱 인상적인 명소로, 주변 풍경을 한 점의 그림처럼 받쳐준다.
가을철 산행은 기온 변화가 심한 만큼 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 길은 분명하지만 산세가 깊어 초행이라면 탐방로를 거듭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가평, 강원 화천 화악산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화악터널 인근 공터 주차장에서 중봉까지 이어지는 최단 코스는 약 200m 남짓의 짧은 거리지만 만만하게 볼 길은 아니다.
초입부터 경사가 이어지고 구간마다 밧줄을 잡아야 하는 길이 등장해 기본 장비는 반드시 갖춰야 한다.
산악회 리본을 따라가면 길을 놓치지 않을 수 있으며, 우거진 나무 사이로 난 능선길은 오래 걷지 않아도 산의 호흡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짧은 산행임에도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시야가 확 트이며 주변 봉우리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가평, 강원 화천 화악산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중봉에서 바라보는 신선봉과 응봉의 윤곽은 가을 햇빛을 받아 더욱 또렷해지고, 남쪽으로 펼쳐지는 애기봉과 수덕산의 흐름은 능선의 리듬을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다만 화악산 정상 일대는 군사시설이 있어 접근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중봉에서의 전망을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바위가 미끄러워 난도가 더 높아지므로 날씨에 따라 하산 계획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단시간에 오를 수 있지만 깊은 산의 특성상 환경 변화가 빠르다는 점은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가평, 강원 화천 화악산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화악산의 남쪽과 서쪽에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간직한 계곡들이 이어진다.
오림계곡의 승원폭포와 옥녀탕은 수량이 맑아 단풍이 비치는 수면이 유독 선명하고, 조무락골의 쌍룡폭포와 복호등폭포는 골짜기를 따라 굽이치는 물길이 가을빛과 겹쳐 웅장한 분위기를 만든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 폭포 주변 바위에도 잎사귀가 내려앉아 색의 층이 살아나고, 물소리는 더 선명하게 울린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가평, 강원 화천 화악산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화악터널 주변 약수터와 부대 진입로 근처에는 계절마다 야생화가 모습을 바꾸며 피어난다. 복수초가 봄을 열고, 겨울에는 바람꽃이 눈 사이로 얼굴을 내밀어 산의 사계를 이루어낸다.
다만 사람이 적게 다니는 구간도 많아 항상 안전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가을의 화악산은 길이 길지 않아도 풍경이 깊고, 단시간의 산행에도 계절의 정수를 품고 있다.
단풍이 산속 가장자리부터 스며드는 이 시기, 조용한 중봉 오름길은 가벼운 걸음으로도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