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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능선 따라 걷는 겨울 산책, 선자령의 눈꽃 풍경

by 트립젠드

겨울 산의 정취 가득
선자령 눈꽃 추천지
완만한 능선 따라 걷는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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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선자령 겨울 눈 내린 풍경)


고요한 능선을 따라 첫발을 옮기면, 겨울빛이 스며든 들숨이 차갑게 맴돈다. 산은 아직 아무 말도 없지만, 흰 바람 사이로 어딘가에서 길을 열어 보일 듯 묵묵히 서 있다.


그 풍경이 어디쯤에서 절정을 맞이하는지 알 수는 없으나, 한 걸음씩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트이고 계절이 품은 가장 순백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그곳의 매력이 여행자들을 이끈다.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지는 겨울 산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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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선자령 겨울 눈 내린 풍경)


선자령은 백두대간 한가운데 자리 잡은 봉우리로, 북쪽의 노인봉과 남쪽의 능경봉을 잇는 길목에 있다.


해발고도는 높지만 출발점인 구 대관령휴게소가 이미 높은 지대에 자리해 있어, 실제로는 길고 가파른 오르막을 피할 수 있는 코스다.


휴게소에서 정상까지 약 6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길 자체가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산행 난도가 낮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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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선자령 겨울 눈 내린 풍경)


왕복 거리가 길어 보이지만 발걸음은 의외로 부담 없이 이어진다. 겨울이면 능선 위에 눈꽃이 피어나 부드러운 설원이 펼쳐지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강릉 시가지와 동해의 푸른 선이 한눈에 담긴다.


겨울철 주말에는 대관령휴게소 주차 공간이 빠르게 채워지는 편이다. 차량 이용이 어렵다면 진부역이나 횡계터미널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운행 횟수가 많지는 않기에 시간대를 먼저 확인하고 맞추는 것이 좋다. 출발 전 휴게소 매점이나 인근 전시관에서 화장실과 식수를 챙겨두면 더욱 여유로운 산행이 가능하다.


정상에서 만나는 광활한 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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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선자령 겨울 눈 내린 풍경)


등산 초입 약 30분은 완만한 도로를 따라 걷게 되는데, 이 구간은 결빙 여부에 따라 아이젠 착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이후 능선길에 진입하면 나무가 거의 없는 순백의 설원이 펼쳐지며, 그 끝에 정상석이 자리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발왕산과 계방산, 황병산이 이어지는 겨울 능선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고, 맑은 공기 속에서는 강릉 도심과 동해가 선명한 파노라마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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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선자령 겨울 눈 내린 풍경)


혹 구름이 산허리를 감쌀 때도 있지만, 잠시 스쳐 지나가는 틈새 사이로 드러나는 눈빛 풍경은 오히려 더 신비롭다.


겨울 산행의 핵심은 안전 장비다. 대관령 일대는 바람이 강하고 적설량이 많기 때문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아이젠과 눈 유입을 막아주는 스패츠가 필수다.


두꺼운 양말과 겹겹이 입는 보온 의류, 여유 있는 크기의 배낭도 준비해야 한다. 체온 유지를 위한 따뜻한 음료나 핫팩을 챙기면 긴 능선길에서도 한결 안심할 수 있다.


눈꽃의 절정을 만나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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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평창 선자령 겨울 눈 내린 풍경)


선자령은 겨울 내내 눈이 쌓이는 날이 많아 늦겨울까지도 눈꽃을 볼 수 있다. 다만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 시점은 눈이 내린 뒤 맑게 개인 이른 아침이다.


운이 좋다면 상고대가 빛을 머금은 채 펼쳐지는 장면을 마주할 수도 있다. 눈꽃 상태가 궁금하다면 대관령 숲 안내센터에 문의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선자령은 초보자도 설경 속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대표적인 겨울 산행지다. 백두대간이 품은 드넓은 겨울 능선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걷는 시간만큼 계절의 감동이 깊어진다.


올겨울, 선자령에서 순백의 계절이 선사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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