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경북나드리
경북 영천시 대창면 구지리는 4월 중순이 되면 마을 전체가 꽃잎으로 뒤덮인다. 온통 연분홍과 진분홍으로 물든 이곳은 벚꽃이 진 자리를 대신하는 복사꽃의 천국이다.
그리고 지금, 이 풍경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단 1~2주의 찬란한 순간이 찾아왔다.
복사꽃이 절정을 이루는 지금, 전국 사진작가들이 삼각대를 들고 모이는 이유는 단 하나. 구지리에서 열리는 ‘영천 복사꽃 전국사진촬영대회’ 때문이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한 이 행사는 4월 6일 개회식을 이미 마쳤지만, 출품 마감은 오는 4월 23일까지다. 지금이라도 카메라 하나 챙겨 떠나면, 전국 대회에 도전하는 기회는 충분하다.
구지리는 마을의 이름조차 꽃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동네다. 꽃잎처럼 생긴 지형 위에 복사꽃이 만개하면, 마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처럼 변신한다.
출처: 영천시
구지저수지 옆에 조성된 생태공원은 사진 명소로 손꼽히며,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수지 수면 위에 비친 복사꽃이 또 다른 풍경화를 만든다.
꽃동산에는 정자와 피크닉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잠시 앉아 봄을 만끽하기에도 좋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복사꽃 장승은 여행객을 반기며, 이곳이 단순한 농촌을 넘어선 ‘꽃 마을’임을 알린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영천 복사꽃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사진작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총 40점의 입상작이 선정된다.
출처: 경북나드리
금상 150만 원, 은상 50만 원, 동상 30만 원 등 상금도 넉넉하다. 입상작은 추후 전시를 통해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대회를 떠나서라도, 지금 이 시기의 구지리는 카메라보다 눈으로 담기에 더없이 완벽한 장면을 선사한다.
연분홍에서 붉은빛까지 품은 복사꽃은 어디에서 찍어도 엽서 같은 이미지를 만든다. 특히 철쭉과 어우러진 ‘선지 동산’은 마을에서 가장 분위기 있는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구지리의 복사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여름이 되면 이곳에서 자란 복숭아가 농민들의 소중한 수입원이 된다.
때문에 촬영을 위해 무분별하게 꽃을 만지거나 가지를 꺾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남들보다 먼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렌즈를 겨누는 마을, 구지리. 이 봄, 당신도 직접 그 풍경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