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안양천)
봄꽃 하면 대부분은 벚꽃길 하나쯤을 떠올리지만, 수도권 안에 다양한 봄꽃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어떨까. 튤립과 유채꽃, 라일락에 벚꽃까지.
각기 다른 색과 향을 지닌 꽃들이 하나의 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풍경은 의외로 흔치 않다.
안양천은 그 이름만 들으면 평범한 도시 하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5월의 어느 날 이곳을 천천히 걷다 보면 그런 생각은 곧 바뀌게 된다.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계절의 속삭임, 안양천은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은 봄’을 품고 있다.
하천을 따라 걷는 길 위로, 매 구간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고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색다른 장면을 만든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발원해 서울 한강까지 이어지는 안양천은 총연장 32.5킬로미터에 달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안양천)
군포, 안양, 광명 등 경기도 7개 도시와 서울시 7개 구를 지나며 540만 명의 일상과 연결돼 있는 도시형 하천이다.
안양천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계절의 꽃길’이다. 유역마다 조성된 풍경이 달라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봄이 열린다.
어떤 구간은 튤립이 주인공이고, 또 어떤 곳은 라일락과 유채꽃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벚꽃 터널이 펼쳐지는 구간도 있어 마치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꽃길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율적으로 꾸민 것으로, 도시별 개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돼 있어 가볍게 걸으며 자연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안양천은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 수도권 어디서든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하천 대부분이 도심과 맞닿아 있어 가볍게 나서는 산책이나 주말 나들이에 제격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안양천)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정해진 루트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걷는 동안 풍경이 바뀌고, 꽃의 종류도 달라진다. 차로 스쳐 지나갔다면 놓쳤을 작은 변화들이 걸음 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특정 명소를 정해 찾아가기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꽃을 만나는 방식. 그것이 안양천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도심 속 하천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 안양천을 걷기 전엔 잘 몰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