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팔기

아들이 처음 세상에 물건을 팔아보던 날

by Jin Sora



“엄마, 이거 팔자!”


아들이 여섯 살쯤 되었을 때였다.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더니 눈이 반짝였다.


나는 웃었다.
요리를 잘하는 엄마는 아니지만
그날은 어쩐지 샌드위치가 제법 그럴듯했다.
아이의 말이 고맙고 귀여워
우리는 정말로 팔아보기로 했다.


빵을 더 굽고 속을 채우고
작은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
집 문 앞에 나란히 앉았다.


간판도 없고
가격표도 없고
늦은 오후라 길은 조용했다.


아이는 마냥 기다렸다.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몸을 반쯤 일으켰다 다시 앉고
길 끝을 오래 바라보았다.


우체부 아저씨가 다가왔을 때는
서슴없이 말했다.


“아저씨, 샌드위치 사실래요?”


아저씨는 부드럽게 웃으며
우편함에 편지만 넣고 지나갔다.


햇빛이 조금씩 기울고
기다림이 길어질 즈음
나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여전히 기대에 찬 얼굴이었다.
그 표정이 괜히 짠해서
내가 먼저 말했다.


“우리… 아빠한테 전화해 볼까?”


내가 전화를 걸어
“여기 샌드위치 가게인데요, 하나 사실래요?”
하고 묻자


잠깐의 침묵 뒤
수화기 너머로 밝은 대답이 터졌다.


“예스!”

그 한마디에
아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우리는 진짜 손님이 생긴 것처럼 들떴다.


그날 저녁
아빠는 가장 소중한 손님이 되어
우리 샌드위치를 사주었다.


세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아
웃으며 그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었다.


나는 그 두 사람 사이에서
맛있는 샌드위치 같은 사랑을 느꼈다.


그날 아이는 비록 하나도 팔지 못했지만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팔아보겠다고 나선 날이었다.


그 이후로 아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조금씩 배웠다.
기다리는 법도,
거절을 받아들이는 법도.


고등학교 때 물건을 파는 일을 했을 때
“잘 판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보이스카우트나 걸스카우트,
학교의 펀드레이징에서도
아이들은 무언가를 팔아보곤 한다.
많이 팔아오면
그만큼의 성취가 상으로 돌아오곤 했다.


생각해 보면
물건을 파는 일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연습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작은
간판도 없던 어느 늦은 오후
우리 집 문 앞 작은 샌드위치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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