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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올해 최고의 애니

<단다단> 리뷰

by 소려











올해 최고의 애니 단다단입니다. 올해에 애니를 하나 봤으니까 최고 맞습니다. 암튼 맞습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씹덕이 아닙니다. 서울코믹페스티벌도 살면서 다섯 번 밖에 안 가봤어요. 이 정도면 아닌 걸 넘어 문외한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죠. 문외한의 추천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원나블, 나히아, 귀주톱을 뒤이을 점프의 간판작을 오늘 여러분들은 만나게 될 테니까요.











단다단은 정확히는 주간 소년 점프 연재작이 아닙니다. 점프 플러스라는 곳에서 연재되는 작품이죠. 점프플러스는 뭐가 다르냐고요? 간단히 말하자면 주간 소년 점프는 매주 발매되는 잡지입니다. 맥심 같은 거죠. 그리고 점프 플러스는 네이버 웹툰 같은 겁니다. 소년 점프의 인터넷 플랫폼입니다. 소년 점프에는 연재하지 않고 이 점프 플러스에서만 독점 연재하는 작품들이 있는데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스파이 패밀리>, <괴수 8호>, 그리고 <단다단>. 이 세 작품이 현 점프플러스 3 대장입니다.











단다단은 판타지 만화입니다. 귀신과 외계인이 나와서가 아니라 인싸 갸루녀랑 오컬트 오타쿠 찐따가 러브 코미디를 찍고 있으니 판타지죠. 귀신? 네시? 그런 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싸랑 찐따랑 썸을 탈 순 없죠. 썸 타는 순간 찐따가 아닙니다. 그건 그냥 아싸죠. 아시겠습니까? 저 화나지 않았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단다단은 퓨전 판타지입니다. 외계인과 귀신의 힘을 각각 모종의 이유로 사용하게 된 주인공들이 그들에게 휘말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외계인과 귀신이라니 올해 리뷰했던 한국 영화 하나가 떠오르네요….

더 자세히 알려드리자면 남자 주인공 불알 찾는 만화입니다. 제발 저급한 농담 좀 하지 말라고요? 비유가 아니라 진짜입니다. 청소년들이 보는 일본 최고 만화 플랫폼 간판작 줄거리가 남자 주인공 불알 찾는 내용입니다. 슬슬 느껴지십니까? 이 만화가 어떤 작품인지?



만화에 전체적으로 B급 감성이 넘쳐납니다. 제가 이런 거 엄청 좋아하거든요. 메카물은 기본이고, 울트라맨, 아키라, 고모라, 쥬만지, 옛날 일본 CM송, 아바의 노래 등등 곳곳에 작가의 향취가 잔뜩 배어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재미를 곁들인. 만화가 굉장히 정신없고 엉망으로 흘러가는데 재미있습니다. 예측불허한 스토리의 변칙성이 <단다단>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전성기 시절 <체인소맨>을 보는 기분도 듭니다.











작화도 수려해 술술 읽힙니다. 작가가 <체인소맨> 어시스트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훨씬 뛰어난 그림 실력입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작가랑 그림 실력으로 보면 투 탑 같아요.

그래서 중요한 애니는 어떻냐? 제가 이 애니를 보게 된 건 작화 때문이었습니다. 1화부터 때깔이 참 곱더군요. 연출도 좋고 조명, 화면 색 필터의 활용도 좋습니다. 힘을 줄 땐 주고 적절히 뺄 땐 빼는 슬기로운 예산 활용도 돋보입니다. 현재 제작사에서 2기까지 도맡아 진행한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 부분이죠.

제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를 참 좋아하는데요. 현재 진행 중인 최종장에서 기대하고 있던 장면들의 작화며 연출이 싹 다… 말아먹어서…. 기분이 좋지가 않았는데 단다단의 작화는 그런 기분마저 환기시켜 줄 정도로 눈이 호강하는 작화입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7화에 대한 이야기를 최근 심심치 않게 들으셨을 겁니다. 작화며 스토리가 가장 고점이었던 에피소드였으니까요. 원작에서도 이 부분부터가 단다단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시작한 순간이었는데 그 임팩트를 잘 살린 것 같았습니다. 단다단의 매력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개그와 병맛 속에서도 가슴 깊숙한 곳의 감정을 건드리는 지점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매우 사실적이고 섬뜩하게 표현되죠. 정신없이 웃고 떠들다가 뒤통수를 한대 세게 얻어맞는 듯한 얼얼함이 있습니다.











만화가 전체적으로 요즘 스타일로 트렌디하면서도 올드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잘 보이지 않는 러브코미디를 섞고 심지어 그게 작품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도 그렇고 각 에피소드의 전개는 빠르지만 전체적인 큰 흐름으로 봤을 땐 느리게 흘러간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입니다. 현재 만화로 나온 화수가 177화인데 이제 주요 스토리라인을 풀기 시작했거든요. <원피스>로 따지면 이제야 ‘원피스’의 존재가 언급된 느낌입니다. 찾으러까지 가려면 아직 한참 남은 거죠. 요즘 나온 다른 만화들은 177 화면 후반부인데 그렇게 비교하니 느리다는 게 느껴지시죠? 177 화면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에선 이제 막 오버홀 잡고 난 다음입니다. 스토리라인으로 볼 때 중후반부 정도 될 겁니다.











성우의 연기가 참 좋다고 느꼈습니다. 기본적으로 언어가 달라 억양에 대한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외국 배우들의 연기력을 운운하는 걸 조심스러워하는 편입니다. 근데 성우들의 연기가 전체적으로 다 좋습니다. 특히 주인공 모모의 더빙은 캐릭터의 이미지를 원작보다 한 단계 위로 격상시켰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정말 자연스럽지만 애니메이션스러운 능청을 잃지 않고 톤과 완급조절이 뛰어납니다.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 분들이라면 반가울 목소리들이 많으니 찾으면서 보시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음악마저 좋습니다. 브금들의 개성이 뚜렷합니다. 소위 말하는 ’ 처형 브금‘이라는 게 있죠.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브금도 개성 있고 활용도 좋습니다. 윌리엄텔 서곡 편집해서 넣은 것도 참 좋았고요. 무엇보다도 오프닝이 참 좋습니다.

하이레타 하이레타 하이레타 하이레타











7화를 보고 감격에 겨워 리뷰를 남기고 싶었지만 1기가 끝날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느라 혼났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 저를 믿고 한번 봐보십시오. 그리고 애니를 다 보신 분들은 만화도 한번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네이버 시리즈에 최신화까지 모두 올라오거든요. 내년 7월에 2기도 나온다니 서둘러서 정주행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요즘 볼 영화가 없네요. 제15,000원을 쥐도 새도 모르게 삭제시킬 극장의 구원 투수는 정녕 없는 걸까요..? 크리스마스에 혼자 있는 것도 서러운데 오징어 게임이나 보면서 집에 있어야겠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역시 가족과 함께. 하이레타 하이레타 하이레타 하이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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