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by 똘이엄마

"여러분! 새 해가 밝았습니다! "


우주적 차원에서 본다면 12월 30일에서 31일로 되는 것과,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것이 전혀 특별할 게 없다. 오직 인간만이 '새해 맞이' 에 상당히- 보기에 따라서는 호들갑스럽게 -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한다. 아마도 '새롭다' 는 어휘가 품고 있는 보기좋음, 깨끗함, 넉넉함, 질서정연함, 유쾌함 등의 요소가 나의 한 해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유용할 것이라는 기대, 즉 희망을 갖게 하기 떄문일 것이다.

희망은 그렇게 좋은 것이다. 실생활에서는 목표라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다. 자동차가 목적지 없이 달릴 의미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목표(동기부여)가 있어야만 노력이라는 연료를 소모할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해서, 제대로 목표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론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걸맞는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본인의 방향과 현실의 괴리에 대해 고민하거나, 실천에 옮겨서 노력했으나 원하는 순간에 성취하지 못했을 떄 심한 좌절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 희망고문' 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끔찍한 조합이 왜 허용되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데,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짝은 도무지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희망' 은 능동적, 긍정적인 말이다. 누구라도 스스로 생각해야만 희망을 떠올릴 수가 있고,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희망을 가지는 사람은 없다. 반대로 '고문' 이란 철저히 수동적이고 부정적인 말이다.

극에서 극을 달리고 있는 이 두 어휘를 하나로 묶어버린 것도 못할 짓인데 더군다나 이 말의 무게 중심은 '희망' 이 아닌 '고문' 에 있다. 결국 <가능성 없는 헛된 목표를 위해 스스로를 망가지게 만드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나? > 라는 처절한(?) 결론이 기어나온다. 즉, 목표를 향한 능동적인 모든 수고는 한순간에 파괴적인 강제 노동으로 둔갑을 하는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


토끼와 거북이거 경주를 하기로 했다.

누가 보아도 토끼가 압도적인 차이로 이길 것이었다. 그럼에도 거북이는 진지하게 도전했고,

그런 거북이를 토끼는 비웃었다.

한참을 앞서 달리던 토끼가 안일한 생각으로 낮잠을 자는 바람에, 거북이는 경주에서 이겼다.






누구나 아는 유명한 우화이다. 교훈이라면 토끼의 자만심에 대한 경고와, 거북이의 인내와 성실함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여기서 거북이의 도전에 초점을 맞춰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경주에서 목표란 이기는 것인데, 거북이의 목표는 토끼가 제대로 뛰기만 한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거북이가 그걸 몰랐을리는 없다. 실제로 토끼에게 시작도 하기전에 실컷 조롱을 당했으니까.

그렇다면, 거북이는 불가능한 도전에 쓸데없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희망 고문'의 피해자를 자초한 멍청이가 틀림없다 ! 거북이는 왜 이런 무의미한 일에 스스로 뛰어들었던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한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 거북이의 목표는 무엇이었나?> 라는 질문이다.

거북이가 이루고자 했던 것은 승부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었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애초에 경주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북이에게는 경주의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가 목표였다. 패배 후 다시 웃음거리가 될 것까지 감수하면서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포기없이 완주하면서 자부심과 성취감을 얻고자 했다. 결국 만족한 결과를 얻었으며, 승리까지 덤으로 얻어냈던 것이다.


목표(희망)를 제대로 설정하는 것은 이렇게 중요하다.

감정적 열정 역시 추진력에 큰 역할을 하지만, 이성의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거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쉽게 길을 잃는다. 왜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혼란이 오는 것이다. 헤매다 지치게 되면 , 희망고문 같은 악질적인 말을 스스로에 뱉음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훼손하는 늪에 빠진다.


인생의 최종 목표, 나에 걸맞는 희망을 속속들이 알고 태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AI 의 특출한 능력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정보를 단기간에 학습해서 편집하여 내 놓는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다. 도전을 통해 경험을 쌓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노력과 훈련을 반복할 떄 마침내 나라는 존재만을 위하는 삶의 목표(희망)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