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빛은 이렇게 말한다
"띠로리~드륵" "띠로리~드륵" 오늘도 어김없이 전화기는 울린다. 나는 이제 소리 없이 깨는 아침을 상상하기가 힘들다. 학교 다닐 때는 깨질듯한 자명종 알람 시계가 울려대는 게 참 괴로웠다. 그 요란한 시계는 잠을 깨우는 걸 넘어 심박수를 올리는 폭탄 같아서 눈을 뜨면 한 동안 두근거리는 심장을 다독여야 했다. 놀라서 멍 하게 앉아 있으면 아침마다 어른들은 스스로 잘 일어나는 착한 아이로 칭찬을 했기에 두근 거리는 심장 이야길 꺼내 볼 용기는 없었다.
신앙생활을 하기 전에는 기도 하는 법을 잘 몰랐다. 그래서 어릴 때 그 알람시계와 싸우기 위해 나만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훈련했다. 자기 전에 가부좌를 틀고 우주와 교신하듯이 손가락을 관자에 세우고 세 번을 왼다. '내일 6시에 일어나자! 내일은 6시야. 잊지 마 6시.' 안 믿기겠지만 그 방식이 통한 후부터는 알람 시계보다 정확히 1분 전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보통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밤새 몸이 긴장하고 잠을 설쳤을 가능성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나는 알람이 없어도 일어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처럼 서서히 주변의 칭찬에 중독되었다. 물론 아이를 키울 때 까지도 그 습관과 모성본능이 꽤 도움이 되었을 때도 있었지만, 그것이 몸과 에너지를 쉽게 방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를 소모하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다듬으며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일과 후 집에 와서 편한 옷을 집어 입을 때의 그 부드러운 촉감 그리고 피아노 연주를 듣는 것으로 하루의 끝을 선언하는 루틴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빛은 조용히 아침과 저녁을 말한다. 밝기와 온기의 변조로 '오늘도 서두르지 마라', '오늘도 수고했다'라고. 재촉하지도 채근하지도 않으며 조용히 눈부시게 떴다가 잔잔하고 웅장하게 사라진다. 오늘도 분주한 하루의 거친 숨을 몰아 쉬고 계신 분들께 빛이 전하는 하루의 메세지가 우리 삶에 잔잔한 위로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