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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와 회식(회식의 장점?)

by 무연

거리두기가 2년 1개월 만에 해제가 되었다.

그동안 제대로 만나지 못했던 친한 이들과의 모임이 이제는 자유로워지겠구나라는 설렘보다는

직장에서 회식을 추진을 하고 있다는 연락 한통에 씁쓸함이 더 크게 밀려온다.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씁쓸함과 함께 동시에 비속어도 튀어나왔다.

코로나19로 이전의 상황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우리의 일상은 많은 부분에서 제약이 생겼다. 원치 않은 모습으로 변화되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소소한 행복들은 있었다. 바로 그중 하나를 꼽자면 회식이 사라진 것이다.

개인적인 모임을 자유로이 가질 수 없는 것도 정말로 아쉬웠지만 그와 비례하여 회식도 사라지니 거리두기의 인원수 제한이 꼭 나쁜 것이라고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 거리두기가 해제된 것이다.

왜 회식을 하는 것인지, 회식의 장점이 무엇인지, 누구 좋으라고 회식을 하는 것인지, 진짜로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관련이 있는 것인지, 회식이 정말 필수 불가결한 것인지 , 어떠한 의도가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회식이 실제로 주는 이점이 있는 것인지, 직장생활에 회식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등등


수많은 의문이 들지만 회식에 대한 정의와 장단점과 그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 논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이런 수많은 생각들을 나열해봤자 '나'란 존재는 회식 자체 유무에 결정권이 없는 조직의 구성품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저 어렸을 적 학교에서 예방접종을 맞을 때 빨리 그 순간만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득할 뿐이다.

(80년대에 태어나서 9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녔던 본인은 소위 불주사라는 것을 학교에서 맞았다. 요즘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아무리 맛있고 고급스럽고 먹기 힘든 음식이라 할지라도 그냥 집에서 컵라면 하나 맘 편히 먹고 싶다.

잘 빠지는 체육관도 그날만큼은 빠지지 않고 열심히 운동하고 싶다. 왠지 밀린 설거지와 빨래도 하고 싶어 진다. 그리고 방 걸레질까지 하고 싶어 진다.


회식이란 말이 나오는 순간 나는 내가 평상시에 미루던 일들을 더 이상 귀찮게 여겨지지 않고 즐겁고 행복해 느껴지는 것이다.


아! 이제 알 것 같다.

회식은 이런 식으로 나의 일상을 더더욱 행복하고 소중하게 만들어 주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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