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지만 5kg만 빼고 시작할게요

by 무연

마음만 먹으면 살을 뺄 수 있다는 그 거만한 마음도 이미 버린 지 오래다.

한때는 이랬었는데~라는 과거회상도 이제는 하지 않는다. 내 몸이 싫은 건 아니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살을 빼면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월하게 진행 중이던 감량속도가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하더니, 되려 역주행이다. 그래 지금쯤 정체기 올 때가 되었지 라며 스스로를 달래 보지만 이성과는 다르게 감정의 선이 요동을 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조금 타이트한 식단으로 눌러놨던 식욕이 더 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터져버렸다. 항상 주말이 위험하다. 이럴 줄 알고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나를 다독이지만 급한 성미는 또 스스로 나를 다그쳐버린다.


이럴 때 보면 나는 나에게 참으로 거칠고 투박하다. 나를 제일 아끼고 보듬어야 줘야 할 사람이 나란 것을 머리로는 아주 잘 알겠는데 한 자정도 밑에 있는 마음까지 전달되지가 않는다.


수많은 영상과 책들은 이야기한다. 나와 잘 지내고, 나를 인정하고, 나를 그 자체로 바라보라고.

근데 나는 그 말을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는데?? 일단 볼록 튀어나 온 내 아랫뱃살은 아무리 봐도 귀엽지가 않다.


부족한 모습도, 약한 모습도, 잘나지 못한 모습도 그대로 마주 보라던데, 나는 아직도 그런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나 보다. 어쩌겠는가, 많은 걸 바라거나 나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나보다는 조금 더 멋있었으면 좋겠고 조금은 더 잘났으면 좋겠는 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오늘은 비가 왔다. 날씨 핑계를 대며 출출한 속을 어찌 달래야 하나 생각하다가 캐모마일 티 한잔을 우려낸다.

당장의 5kg를 뺄 순 없지만 야식을 참고 캐모마일 티 한잔을 마시는 나를 나름 기특해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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