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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연두 Jul 10. 2024

[에세이2] 자신만의 이야기

BOOKREVIEW10. 2024.07.10

이미지 출처 : 알라딘



<무뎌진다는 것>이 출간 5주년을 기념하여 전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이 책은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포함하여 7권을 집필한 투에고 작가의 데뷔작이다.  ‘무뎌짐’이란 여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것에 얽매이지 않으며, 그 속에서 내 마음이 좀 더 편해지는 일이다. (출처: 알라딘)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잘 살고 있는 건지, 2장 누군가의 꿈, 3장 무뎌진다는 것, 4장 내가 나를 기억해.가 그것이다. 본 리뷰에서는 각 장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발췌 해서 여기에 옮겨보고자 한다. 


1장. 잘 살고 있는 건지


pp.9-10  무심코 내 뱉은 말의 무게

글은 쓰고 고치면 그만이지만, 말은 한번 뱉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서로가 받아들이는 감정의 깊이가 다르기에 악의 없이 무심코 던진 말이 상대방의 가슴을 콕콕 찌르는 칼날이 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 진정한 배려는상대방이 먼저  마음을 열고 말을 꺼냈을 때 함께 기쁨을 공유하거나, 위로를 해 주는 데 있다.

pp.16-17 강요해선 안돼 

 상대가 싫어하는 것은 억지로 권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겪어온 문화나 살아온 환경, 그리고 유전적 영향으로 사람마다 취향은 충분히 다를 수 있어서다. 자신의 취향이 소중하다면 타인의 취향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pp.32-33 이해라는 말이 이해가 안돼

이해와 공감, 참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단어다. 자칫 상대방의 해석에 따라 충분히 의미가 달라 질 수 있다. 그날 이후로는 이해한다는 말을 아끼게 되었다.


 2장 누군가의 꿈


pp.51-52 최고가 아니면 어때

영화 '아마데우스'로 알게 된 살리에르는 영화에서는 열등감이 가득 찬 캐릭터로 묘사되어 있다.  "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도 주셔야지." 그의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울렸다. 사실 그의 광기 어린 행동은 영화로 각색 되면서 왜곡된 면이 많다.

당대에 그는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가였다고 한다.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거장들이 그의 제자이고, 하이든과도 교류했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여실히 증명해 준다.

p.60  누군가의 꿈

종종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을 보고 듣는다. 전쟁이나 테러로 인해 가족을 잃고서 뿔뿔이 흩어진 나민, 기아에 허덕이다가 굶어 죽는 아이들, 그 수가 무려 10억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어떤 이에게는 그토록 바라는 꿈일지도 모른다.하나하나 내가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항시 잊지 말아야 겠다.

pp.64-65  예술에 던지는 질문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생애 이천 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살아 생전에 돈을 받고 판 그림은 단 한 점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당시의 반응이 얼마나 냉담했는지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사실 그는 미술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도 없으며, 모델을 구할 돈이 없어 그 유명한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간이 갈수록 그림의 정도나 경지는 깊어져만 갔지만, 서른 일곱의 나이로 요절할 떄까지 세상은 그를 알아주지 않았다. 


3장 무뎌진다는 것


pp. 96-97  어른 아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진짜 어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건지도.

pp. 107 생각해보면 늘 그랬다.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왜 그때는 알지 못했을까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부정했던 만큼 뒤늦은 후회가 물밀 듯 밀려온다.


4장 내가 나를 기억해


pp.135-136  아무렇게나 꾼 꿈

 '꿈'은 참으로 멋진 단어다. 하지만 어중간한 재능이거나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이룰 듯 말 듯 한 경계에서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때론 그 아쉬운 마음이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 꿈 하나로 여기까지는 왔으니, 아무런 꿈을 꾸지 않는 것보다는 꿈을 꾸는 것이 낫다.

pp.148-149 좀 바라면 어떄

로또 용지 상단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절반은 행운, 절반은 기부>

그 행운으로 꿈꾸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기부할 수도 있다면야, 나에게 로또는 당첨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이상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pp. 153 순리에 맡겨라

비틀즈의 수많은 명곡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폴 매카트니가 꿈속에서 어머니를 만난 뒤에 만든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의 수록곡인 Let it be(순리에 맡겨라)다. 살다보면 정말 자기마음대로 안 풀리고, 피할 수 없는 시련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비틀즈의 Let it be를 흥얼거린다.


저자 투에고의 일기장을 들여다 본 것 같다. 마음에 와 닿는 글귀도 있고,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끔 만든 글귀도 있다. 유명인들의 삶에 비춘 이야기나  일상에서 관찰한 작은 행복도 잘 담았다고 생각된다. 저자 자신이 무너지고 나서야 깨닫게 된 것들과 마주하고 이를 글로 옮겨 적어 꿈을 살 수 있던 게 아닐까~!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억지를 버리고 나니, 내게는 나의 실패가 모두 다른 빛을 가진 형형색색의 경험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프롤로그에 나온 구절이 바로 이 책에 붙인 제목을 설명해주는 말이자, 저자의 실패에 대한 가치관을 보여주는 생각이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제8회 브런치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유명한 에세이 "젊은 ADHD의 슬픔"이란 첫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불행과 실패가 인생의 좌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색이름'으로 받아들이며 빛을 내기 시작한 경험임을 알려준다. 그래서 자신의 실패담이 색을 입으며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이 책으로 나왔다고 말이다.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 빨갛게 물든 수치심쯤이야. / 2 덮으면 흑역사, 까보면 코미디 / 3 노란불이 없는 내 신호등 / 4 무지를 수호하는 백지 전략이 그것이다.


작가의 글을 읽으니, 제목처럼 유머와 위트가 넘치고 맛깔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왠지 소설가 최은미의 "마주" 를 읽었을 때 처럼 섬세하고 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내 느낌일 뿐)

여느 작가들처럼 반려묘를 키우고, 유튜브를 하고 책을 읽는 등 자신의 경험담을 지인과 수다를 하듯이 진솔하게 들려준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하는 작가처럼, 우리도 그동안 겪은 실패담을 일곱색깔 무지개처럼 적어보는 것이 어떨까? 

잿빗이 아닌 무지갯빛으로 빛날 수 있는 자신의 이야기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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