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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연두 Jul 10. 2024

[여행] 도시와 건축

[BOOKREVIEW 11. 2024.07.10 ] 

이 책은 저자가 지난 30년 동안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그 나라 도시들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결과물이다.  그가 여행하는 방식은 조금 특이하다. 우선 가고 싶은 도시를 선택하고, 여러 달 동안 그 도시와 나라의 역사를 자세히 공부한다. 마침내 목적하는 도시에 도착하면 열흘 이상 그곳에 한가로이 머문다. 


저자의 직업은 역사가다. 그는 하나의 도시가 그 나라의 역사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그것이 유럽 역사 또는 세계사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여행하는 도시의 정치적 변천을 포함해 그곳의 사회경제적 변천을 미시적 또는 거시적 관점에서 들여다 보는 작업을 추구한다. 또한 그 도시에서 유서 깊은 건축물과 예술 작품에 대해 공부하고 그곳 주민의 일상생활과 음식도 다룬다. 현지에서 전해 오는 뉴스를 읽으며 그 도시의 오늘을 체험하기도 한다. 


이 책은 한 역사가의 수학 여행기와도 같다. 즉 저자가 가장 애호 하는 유럽 도시들에 관한 일종의 문화적 체험담이다. 인간의 문명은 옛날부터 도시를 위주로 발달하였고 중세와 근대에도 도시의 역할이 더욱 빛났다. 따라서 도시는 정치와 경제, 예술과 학문의 중심지로서 인간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공간이다. 그는 특정한 도시의 긴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에 두루 흥미를 느끼지만, 그래도 그 도시가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어느 한 시기의 모습에 주목하고 그 관점에서 책을 썼다.          


이 책에서 만나게 될 도시들은 모두 유라시아 대륙에 위치한다. 신들의 나라인 그리스의 '아테네', 대제국의 향기가 남아있는 이탈리아의 '로마'를 비롯해 '스톡홀름', '콘스탄티노플', '베니스' 등 18개의 도시들이다. 아래에는 도시에 대해 간략히 소개된 차례를 적어 놓았다. 


1.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서 21세기의 혼란을 마주하다/ 2.로마, 아직 남아있는 제국의 향기 / 3. 스톡홀름, 바이킹의 후예들이 만든 복지 사회 /4. 콘스탄티노플, 동서양을 연결한 ‘비단길’의 영광과 치욕 / 5. 베니스, 자유와 모험 정신의 분화구/ 6. 브뤼헤, 중세 도시로 떠나는 시간여행 / 7. 프라하, 저항과 혁신의 역사 / 8. 마드리드,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 9. 암스테르담, 이곳에서는 누구나 자유롭다 / 10. 런던, 사라져가는 제국의 영광인가/ 11. 비엔나, 아직 살아 있는 구 체제의 영광 / 12. 파리, 시민이 주인인 도시 / 13. 베를린, 수천 수백 개 얼굴을 가진 국제도시 / 14. 코펜하겐, 명랑하고 유연하게 대안을 만드는 사람들 / 15. 취리히, 세계인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 도시 / 16. 모스크바, 여전한 황제와 귀족의 도시 / 17. 스트라스부르, 국경도시의 아픔 딛고 유럽통합의 상징으로/ 18. 프라이부르크, 어떻게 세계가 주목하는 생태 도시가 되었을까


이 리뷰에서는 그리스 "아테네"에 대해 저자의 서술을 요약해보면서, 어떤 방식으로 책을 썼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pp.5-20


2010년부터 그리스는 이미 5년째 경제 위기로 고난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아테네는 단연 세계적인 관광 명소였다. 오늘날 한국과 그리스의 교류는 미약하기 그지없고 나라 간 주고받는 교역량도 매우 적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솝우화"나 "그리스 신화"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고대 그리스에는 민주주의가 꽃을 피웠고 오늘날 현대세계를 지배하는 과학과 철학, 학문과 예술의 뿌리도 그리스에 있었다. 


그리스는 국토의 7할이 산악 지방이라 농사지을 땅이 크게 부족하다. 또한 산지가 도시와 도시를 가로막아 국토를 하나로 연결하는 도로망이 거의 발달하지 못했다. 근대 이전에는 그리스란 나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그리스 반도에는 언어와 신화, 역사와 전통을 공유하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등 수십 개 도시 국가가 때로 연대하고 때로 갈등하며 공존하였을 뿐이다. 


이러한 그리스의 역사적 운명을 대변하는 유물이 있다면, 바로 파르테논 신전이다. 이 신전이 완공된 때는 고대 그리스의 황금기였다. 그 건축에 투입된 막대한 자금도 본래는 델로스 동맹의 예산이었다. 아테네는 동맹의 자금을 멋대로 뺴돌려 이 신전을 지었다. 그리고는 아테네의 수호신 아테나이와 바다의 포세이돈을 사이좋게 모셨다.   


그러나 기원전 146년, 로마 제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신전은 가톨릭교회로 간판을 바꾸어 달았다. 4세기 말에 로마 제국에서 비잔틴 제국이 갈라져 나오면서 그리스 정교회를 국교로 채택, 신전은 천년 동안 그리스 정교회의 사원으로 기능했다. 이후 15세기 후반 비잔틴 제국도 무너졌고 오스만제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350년 동안 그리스란  나라는 지도에서 자취를 감추고 신전은 이슬람의 모스크로 변모하였다. 19세기, 오랜 독립 운동 끝에 1832년 그리스 왕국이 부활했고, 최초의 통일 민족국가를 이루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독일의 히틀러가 그리스를 넘보았고 무력으로 점령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이념적으로 갈라선 좌우가 날카롭게 대립하였다. 그들은 수 년간 내전을 치렀다. 


아테네 구도심에 자리하고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해 있는 '플라카'에는 값비싼 장신구와 최신 패션이 멋지게 진열되어 있다. 최고급 식당과 풍미가 뛰어난 과자와 케이크를 파는 가게도 수 백을 헤아린다.  그러나 저자는 플라카보다는 아나피오티카를 추천한다. '아나피오티카'는 거리의 악사들로 넘쳐나는 곳이고 카페 또는 주막에서 그리스 포도주나 그리스 특유의 술 우조를 들이키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그리스 음식이라면 누구나 말하는 꼬치구이, 특히 양고기 수블라키가 맛있다. 고기를 약한 불에 조금씩 구워가며 잘라낸 기로스도 매우 훌륭하다고. 올리브 절임도 일품이며 양젖과 염소 젖으로 만든 페타 치즈는 중독성이 강하다고 말한다. 


그리스의 기득권층은 나약하고 외세 의존적이다. 그들은 지난 1천 년의 곡절 많은 역사를 통해 강대국에 순종할 때만 자신의 가문을 지킬 수 있고 개인의 사적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배운 것일까. 거기에다가 그리스는 탈세의 나라다. 아테네에  머무는 동안 자주 찾아간 음식점에서 처음엔 영수증을 끊어 주다가 낯이 익자 영수증의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스에는 아직 제대로 된 토지 대장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유현준(지은이)?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인문 건축가다. 건축가는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정리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잘 어우러질 수 있는 화목한 건축으로 관계와 사회를 바꿔 나가고 있다. 또한 여러 매체에 글을 연재하면서 방송 출연 맟 유튜브 <셜록 현준을 통해 공간과 건축 이야기를 쉽게 전하고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서 살 것인가", "공간이 만든 공간". "공간의 미래" 등 새로운 시각과 통찰이 담긴 책들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우리나라에는 7,314,264개 건축물이 있다. 2021년도 국토교통부 통계 자료다.  5천만 인구에 이 정도의 건물이 있으니, 80억 인구에 대비해 보면 전 세계는 대략 11억 개의 건축물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한 권의 책에는 저자가 건축을 공부하면서 감명받은 서른 개의 근현대건축물들이 실려 있다. 그는 이 건축물들을 통해 독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 등의 지역별로 목차를 구성했다. 건축물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을 향한 마음,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보인다. 건축은 곧 그 시대와 사회의 반영이다. 새로운 생각이 들어간 건축물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사람들의 영향을 주고, 크게 사회를 변화시킨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시작된 '기발한 생각'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건축물들은 기존에 사람들이 생각지 못했던 발상의 전환에 성공한 건축물들이다. 


다음은 책에 소개된 건축물들과 그 가운데 인상 깊었던 부분을 발췌 하여 옮겨보았다. 비 전공자가 읽기에는 쉽지 않았지만, 그 중에 눈에 띄는 것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1. 유럽 : 1장. 빌라사보아: 건축은 기계다/ 2장. 퐁피두센터: 건축의 본질은 무엇인가? / 3장.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 파리의 다보탑과 석가탑 / 4장. 롱샹 성당: 결국 자연으로 돌아간다.5장. 라 투레트 수도원: 무림 최고의 비서秘書/ 6장. 피르미니 성당: 성당 진화의 끝판왕 / 7장. 유니테 다비타시옹: 건물 안에 도시를 만들겠다는 야심/ 8장. 독일 국회의사당: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아랫사람이다/ 9장. 브루더 클라우스 필드 채플: 빛이 들어오는 동굴 만들기/ 10장. 발스 스파: 땅속에 숨겨진 신전 같은 목욕탕 / 11장. 퀘리니 스탐팔리아: 자연과 대화하는 공간/ 12장.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물고기를 좇은 건축가의 꿈


1장. 빌라사보아: 건축은 기계다

스위스 태생의 르 코르뷔지에라는 건축가는 '건축이 기계가 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건축이 기계라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철근과 콘크리트는 열에 의한 팽창 계수가 동일해 함께 사용해도 시멘트에 균열이 가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인류는 높은 건축물을 빠르게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재료의 변화는 디자인의 변화를 가져왔다. 

르 코르뷔지에는 그보다 더 효율적인 콘크리트 기둥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서양 건축에서 벽이 주는 한계와 구속으로 부터 탈출하게 된 것이다. 기둥으로 건축해서 건물의 1층을 땅에서 띄운 것을 건축 용어로 필로티 구조라 한다. 기둥식 구조로 건물을 만들면 나타나는 두 번째 특징은 자유로운 평면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특징은 자유롭게 건축 입면을 디자인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콘크리트 기둥이 구조를 책임지면서 건축물의 입면 벽체는 지붕을 받쳐야 하는 구조의 부담이 없어졌다. 네 번째 특징은 자유로운 입면 설계가 가능해지니 가로로 긴 창을 뚫은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다섯 번쨰 특징은 옥상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을 근대 건축의 5원칙이라 부르고 이것을 르 코르뷔지에가 제창했다. 

이는 한마디로 철근 콘크리트라는 새로운 재료가 만든 건축의 특징이다. 건축을 기계로 보았고, 건축이 기계가 되도록 공장에서 생산되는 재료인 시멘트와 철근을 사용하면서 만들어진 특징이다. 이것이 총결집된 결정체가 빌라 사보아다.


3장.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 파리의 다보탑과 석가탑 

1984년 루브르 박물관 증축 공모전에 '유리로 만들어진 피라미드' 계획안이 선정되자 '왜 파리 한복판에 뜬금없이 이집트 디자인을 넣느냐"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은 이오밍 페이, 줄여서 'I.M. 페이'라는 이름의 건축가다. 이 작품은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재해석해 파리의 심장에 심어 놓은 작품이다. 한 작품 속에 중국, 미국, 프랑스, 이집트 4개국이 들어간 모습이다.

페이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은 기하학을 잘 사용한다는 점이다. 고전 건축을 보면 서양에서는 기하학을 많이 이용한 반면, 동양에서는 기하학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벽을 사용하는 서양 건축에서는 벽 선으로 기하학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쉬웠다. 반면, 동양 건축에서는 점적인 요소인 기둥을 주로 사용하여 내외부 공간의 경계가 모호했기에 기하학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중국 출신의 페이가 서양 건축의 큰 특징인 기하학을 잘 사용한다는 것이 좀 의하기는 하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내셔널 갤러리'를 보면 알 수 있다.  


2. 북아메리카 : 13장. 바이네케 고문서 도서관: 빛이 투과되는 돌 / 14장.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미술관이 방일 필요는 없다 / 15장. 시티그룹 센터: 좋은 디자인은 문제 해결의 답이다 / 16장. 허스트 타워: 무엇을 보존할 것인가? / 17장. 낙수장: 건축이 자연이 될 수는 없을까? / 18장. 베트남전쟁재향군인기념관: 공간으로 만든 한 편의 영화 / 19장. 더글라스 하우스: 살고 싶은 집 / 20장. 킴벨 미술관: 침묵과 빛 사이에 위치한 건축 / 21장. 소크 생물학 연구소: 채움보다 더 위대한 비움 / 22장. 도미누스 와이너리: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 23장. 해비타트 67: 그리스 언덕을 캐나다에 만들다


14장.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미술관이 방일 필요는 없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5번가를 따라  네 개의 스트리트만 걸어가면 나오는 88번가와 89번가 사이에 위치한다. 이 미술관은 전체적으로 흰색 재료로 마감된 리본 같은 벽체가 빙빙 돌면서 위로 올라가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 건물을 바라본 첫 인상은 뱅뱅 돌려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다는 것이었다. 

이 파격적인 디자인 1943년에서 1945년 사이에 구상되었는데, 워낙 파격적이어서 1949년에 건축주인 솔로몬 구겐하임이 사망하자 다른 후원자들은 마천루의 도시인 뉴욕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건축을 반대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라이트의 디자인을 그대로 지어달라는 솔로몬 구겐하임의 유언에 따라 원래의 계획안대로 진행되었고, 1957년에 착공해서 1959년에 완성되었다.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주변 자연환경과 어울리게 땅에서 자라난 듯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유기적 건축의 대명사다. '뉴욕 그게하임 미술관'은 그의 유작이다.


3. 아시아 :  24장. 윈드 타워: 실체는 무엇인가 / 25장. 빛의 교회: 전통 건축의 파격적 재해석 / 26장. 아주마 하우스: 권투 선수 출신 건축가가 자연을 대하는 방법 / 27장. 데시마 미술관: 두꺼비집 미술관 / 28장. CCTV 본사 빌딩: 21세기 고인돌, 과시 건축의 끝판왕 / 29장. 홍콩 HSBC 빌딩: 제약은 새로운 창조의 어머니 / 30장. 루브르 아부다비: 쇠로 만든 오아시스


 24장. 윈드 타워: 실체는 무엇인가 

지난 40년간 아시아 건축계의 양대 산맥이라 한다면 안도 다다오와 이토 도요오를 꼽을 수 있다. 놀랍게도 둘은 동갑내기 건축가다. 하지만 서로 다른 건축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작품성만큼이나 다른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다. 안도는 정식 건축 교육을 받지 않은 자수성가형 건축가인 반면, 이토 도요오는 동경대에서 교육을 받은 엘리트 출신 건축가다. 


세계 건축계에는 재능 있고 똑똑한 건축가들이 넘쳐나는데, 동경대 출신이라는 선입견없이 보더라도 현대 건축가들 중에서 가장 진보적이면서도 스마트한 건축을 하는 사람은 이토 도요오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을 꼽으라면, 나는 '윈드 타워'를 선택한다.


요코하마 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높이 21미터의 이 타워는 지하 쇼핑센터의 통풍과 물탱크 역할을 하는 기존 타워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이 타워의 입면은 타공철판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재료가 이 타워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타공 철판은 철판에 작은 구명들이 뚫려 있는 재료로, 가정집에 있는 모기장과 비숫하다고 본다. 이 타공 철판에 현대 조명 기술을 접목해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물질성만 갖춘 것이 아니라 빛의 연출에 따라 있었다, 없었다 시시각각 바뀌는 하나의 정보가 된 것이다. 곧 윈드 타워는 건축적으로는 현실과 비현실, 혹은 실재와 허구 사이를 넘나드는 건축이만들어졌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저자는 말한다. 건축이란 건축가의 생각이 공간으로 기록된 결정체라고. 

이 책은 여러 종류의 창작자 중 건축 공간을 통해서 세상에 이야기를 전하는 건축가들의 작품을 살펴본다. 건축 공간을 보면 우리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건축가와 '공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교류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30개의 건축물들은 모두 이 지구 상에 하나밖에 없는 어느 한 지점을 차지하고 존재하고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다. 각 장의 말미에 굳이 위치를 정확하게 수록한 것은 이 건축물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존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 책은 새로운 공간을 꿈꾸고 만든 1퍼센트의 영감을 가졌던 천재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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